굿피플.
요새 제일 재미있게 보았고, 좋아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채널A에서 주 1회 방영하며, 로펌 인턴생활에 대하여 다룬 액자형 예능이다.
(액자형 예능은 나 혼자 산다, 동상이몽처럼 출연자의 어떤 생활모습이 나오고 여기에 대해 패널이 이야기하는 예능 형식이다.)
굿피플은 액자형 예능으로 성공을 거둔 적 있는 하트 시그널 제작진이 만들었다. 하트 시그널이 성공한 뒤에, 하트 시그널과 비슷한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났는데 하트 시그널 제작진은 이 시기에 액자형 예능 형식은 유지하고 로펌 인턴생활로 소재를 바꾸었다.
굿피플에 대해서 사람들의 평가는 갈릴 수 있다. 하지만 시청자로서 나는 굿피플을 좋게 보았다.
먼저, 굿피플은 웃기지 않지만 흥미진진하다. 굿피플에도 간혹 웃음의 요소가 나오지만, 본래 웃음을 목적으로 한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에 별로 웃기지 않다. 오히려 진지하다. 하지만 굿피플을 보고 있다 보면 내용이 흥미진진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본다. 특히 로펌 인턴들의 치열함을 보고 있을 때 그렇다. 그들이 과제를 받아서 이를 해결하는 과정, 그 안에서 벌어지는 그들 간의 신경전(주로 팀전일 때 팀 간의 신경전), 자신이 한 과제에 대해 막힘없이 발표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들의 치열함에 빠져들게 된다. '과연 나는 최근 어떤 것에 치열했었는가'라는 물음과 함께 그들이 보여주는 치열한 모습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리고 굿피플은 로펌이라는 미지의 분야를 다룬 예능이지만, 결국 시청자인 우리는 그 속에서 우리가 일하는 모습을 겹쳐볼 수 있다. 오랫동안 로펌은 보통 사람에게 '어렵다', '복잡하다' 등 느낌을 주는 대상이고, 어떤 때는 괜한 위화감을 주는 대상이었다. 하지만 굿피플 통해서 법이 어떻게 우리 삶과 밀접한지, 또 로펌이 어떻게 일하는지 볼 수 있었다. 결국 법도 로펌도 인간 세상에서 벌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로펌의 변호사과 로펌 인턴은 결국 어떤 문제(특히 사람과 사람 간의)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 점은 모든 직장인에게도 해당된다. 우리는 매일 출근하여 일, 같은 말로 과업, 또 다른 말로 문제 해결을 하는 것이다. 현재와 목표점 사이의 차이를 어떻게 메꿀 것인지에 대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로펌 변호사가 일하는 모습, 로펌 인턴이 일을 배워가는 모습이 우리가 문제 해결을 하고, 문제 해결방법을 배우는 것과 같다. 로펌과 아주 다른 속성의 일을 다루는 나 또한 굿피플을 보며 내 일과 굿피플에서 일하는 모습을 겹쳐보았다.
마지막으로, 예능프로그램의 제목처럼 굿피플 즉 '좋은 사람'을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만날 수 있었다. 본래 프로그램 제목이 굿피플인 이유는 로펌에서 일할 좋은 사람(좋은 인재)을 찾는다는 의미이지만, 사실 채용이라는 과정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이 방송에 좋은 사람이 많이 나왔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이시훈 인턴, 모두에게 친근한 존재이며 번뜩이는 창의성을 보여준 이상호 인턴, 다양한 일에 도전하며 자신의 외연을 넓혀가는 이강호 인턴, 무서울 정도의 몰입을 보여준 임현서 인턴, 초반 이후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묵묵하게 열심히 자신의 길을 걸어간 송지원 인턴 등 다양한 인턴의 좋은 면모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 모두가 자신의 길을 치열하게 개척하고 있고, 그 길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문제를 해결하는 법을 다루는 일이고, 그렇기 그들이 하는 일이 본인 자신을 넘어 타인을 돕는 일이기 때문에 이들은 모두 좋은 사람이다.
사실 방송을 보다가 나오는 지나친 PPL과 중간에 갑작스러운 특별방송분 때문에 프로그램에 대한 몰입이 흐트러진 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상업방송이라는 성격 안에서 시청자에게 로펌 인턴의 치열함, 로펌에 대한 이해와 로펌 일에 대한 공감, 좋은 사람의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이 방송은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방송을 앞둔 굿피플의 선전을 고대하며, 앞으로도 연애 예능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재의 액자형 예능을 통해서 사회의 다른 면모를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굿피플' 포스터 사진은 채널A에 저작권이 있으며, 출처는 채널A 홈페이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