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by 박은영


왜, 몰랐을까


그만두라고 할 걸 당신은

그래도 된다고 말해줄 걸


네가 그러지 못할 거라고

알고 있었으면서 나는


그 한마디를 못 해서


왜, 라고 묻기에는

이미 늦어버려서


선한 사람은


자기 몫을 남겨야 살 텐데

그러지를 못해서


섬세한 사람은


속삭이는 말에도 다칠만큼

너무나 마음이 여려서


참 다정해서

살기 힘든 세상이다


당신이 단단해서 좋다는

그런 말은 하지 말 걸


그게 자꾸만 너를

참고, 또 참게 만들었을 텐데


그 한마디를 더해서


왜, 그랬을까


당신도 어쩌면

그러기 싫었을 수도 있는데


내가 했던 말을

모으면

시린 바람이 될 거야


가진 게 없어서 당신은

저 멀리 갈 수 있었다고


자꾸만


망가지는 정신을

흐릿한 얼굴에게


미안하고 미안하다


흐르지도 못할

그런 말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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