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로 그린 도시의 랩소디

조지 거슈윈 <랩소디 인 블루 Rhapsody in Blue>

by 에리카
George Gershwin (1898-1937)


거슈윈은 1898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미국 작곡가로 클래식 작곡 교육을 받는 동시에 브로드웨이와 대중음악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했습니다. 쇼팽과 드뷔시 같은 유럽 작곡가들의 영향을 받았지만 재즈·블루스·래그타임이라는 미국 대중음악 어법을 자신만의 언어로 흡수하며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했지요. 37세라는 짧은 생애에도 불구하고 <랩소디 인 블루 Rhapsody in Blue>, <파리의 미국인 An American in Paris>, 오페라 <포기와 베스 Porgy and Bess> 등을 통해 미국 음악의 방향을 결정적으로 바꾼 작곡가입니다.


오늘은 그의 대표작 <랩소디 인 블루>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랩소디 인 블루>는 20세기 음악사에서 클래식과 재즈가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만난 순간을 상징하는 작품입니다. 1924년에 작곡된 이 곡은 유럽 전통 중심의 클래식 음악에서 벗어나 미국적인 사운드와 정체성을 음악으로 선언한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랩소디 인 블루>라는 제목부터 분석해 볼까요? ‘랩소디’는 전통적인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롭고 즉흥적인 음악을 뜻하며 여러 성격의 음악적 아이디어가 하나의 흐름 속에서 이어지는 형태를 말합니다. 여기에 붙은 ‘블루’는 단순한 색채가 아니라 블루스와 재즈 특유의 정서, 즉 블루 노트와 도시적인 감수성, 그리고 약간의 쓸쓸함과 낭만을 함께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이 제목은 블루스적 감성을 지닌 자유로운 형식의 음악이라는 뜻을 그대로 담고 있지요.


거슈윈은 원래 <아메리칸 랩소디 American Rhapsody>라는 제목을 고려하였으나 화가 제임스 맥닐 휘슬러 James McNeill Whistler의 그림 제목들—Nocturne in Blue and Silver, Symphony in White처럼 색채를 활용한 명명법—에서 영감을 받아 <Rhapsody in Blue>라는 제목을 선택했습니다. 이로 인해 이 작품은 음악이면서 동시에 뉴욕의 풍경화와 같은 이미지를 얻게 되었습니다.


Nocturne in Blue and Silver- The Lagoon, Venice / James McNeill Whistler


Symphony in White No.1,2,3 / James McNeill Whistler


<랩소디 인 블루>는 1924년, 재즈 밴드 리더 폴 화이트먼 Paul Whiteman이 기획한 ‘재즈의 예술성’을 증명하기 위한 콘서트를 계기로 탄생했습니다. 작품은 1924년 2월 12일, 뉴욕 에올리언 홀 Aeolian Hall에서 초연되었고 피아노 독주는 거슈윈 자신이 맡았습니다. 곡의 상징이 된 클라리넷의 글리산도 도입부는 악보에 명시된 것이 아니라 초연 당시 클라리넷 연주자 로스 고먼 Ross Gorman의 즉흥적인 연주에서 비롯되었으며 거슈윈이 이를 공식적으로 채택하면서 작품의 대표적인 시작이 되었습니다.


1924년 2월 12일 공연 포스터


위에도 설명했듯이 형식적으로 이 작품은 협주곡이 아니라 자유로운 랩소디 형식을 취합니다. 블루 노트와 당김음, 재즈 리듬 위에 낭만적인 선율과 화려한 피아노 패시지가 교차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뉴욕이라는 도시의 에너지와 서정이 동시에 담겨 있습니다.


도시의 소음과 즉흥성, 자유와 낭만이 공존하는 이 곡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 함께 1 piano 4 hands 버전으로 들어볼까요?


눈 오는 겨울, 뉴욕의 야경 (출처 - https://www.circleline.com/)


https://youtu.be/tWTi4ZweWKc?si=feWTbmlDjXRj4j-V

Gershwin: Rhapsody in Blue for Piano, Four Ha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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