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전부 연주해 보기로 했습니다

Beethoven Road 1 - 2026년 3월 21일 토요일

by 에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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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그라티아 피아노 트리오의 바이올리니스트 김주은 언니와 이야기를 나누다 언니가 오랫동안 품어온 꿈 하나를 듣게 되었습니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을 연주해 보고 싶다는, 이름하여 <Beethoven Road>라는 멋진 꿈이었습니다. 제목까지 정해두고도 지금껏 무대에 올리지 못한 이유는 단 하나, 이 길을 함께 걸어갈 피아니스트를 아직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흔히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라고 부르지만 이 곡들의 정확한 제목은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Sonata for Piano and Violin)'입니다. 제목에 피아노가 먼저 등장하지요. 실제로 연주를 해보면 두 악기는 어느 한쪽이 반주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동등한 위치에서 치열하고도 아름다운 대화를 나눕니다. 그렇기에 이 곡들을 제대로 연주하려면 두 연주자가 서로의 소리를 오래도록 귀 기울여 듣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호흡을 맞추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합니다.


언니의 이야기를 듣고 저는 용감하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ㅎㅎ

"그럼... 제가 같이 걸어볼까요?"

솔직히 두려움이 앞섰지만 기꺼이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컸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Beethoven Road>는 막을 올렸습니다.


베토벤이 남긴 바이올린 소나타는 모두 열 곡입니다. 연주자라면 누구나 평생에 걸쳐 이 중 몇 곡을 무대에 올리게 되지만 이 열 곡을 하나의 흐름 속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 보는 경험은 생각보다 그리 흔치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조금 긴 호흡으로 이 길을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2026년과 베토벤 서거 200주년이 되는 2027년. 이 두 해에 걸쳐 3월, 6월, 9월마다 무대에 오릅니다. 총 여섯 번의 공연을 통해 열 곡의 소나타 전곡을 연주하는 긴 여정입니다.


이 열 곡의 소나타 안에는 베토벤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젊은 시절의 당찬 패기와 실험 정신 그리고 세월이 흐르며 점차 깊고 투명해지는 음악적 사유들. 이번 시리즈에서는 단지 연주를 들려드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베토벤의 인생과 음악에 얽힌 다정한 이야기들을 관객 여러분과 나누려고 합니다. 어떤 곡은 왜 이런 형태를 띠게 되었는지, 그 시절 베토벤은 어떤 고민을 안고 있었는지, 그리고 연습실에서 두 연주자가 맞대고 치열하게 고민하며 발견한 작은 조각들을 무대 위에서 함께 풀어내고 싶습니다.


그 첫 번째 발걸음이 오는 2026년 3월 21일 토요일에 시작됩니다. 이날 연주할 곡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1번과 2번입니다. 아직 젊고 혈기 왕성한 베토벤이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어떻게 하나의 온전한 대화로 엮어내기 시작했는지 엿볼 수 있는 눈부신 순간의 음악입니다. 혹시 따뜻한 봄날, 시간이 허락하신다면 저희와 함께 베토벤의 길을 걸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


일시 : 2026년 3월 21일 토요일 오후 2시
장소 : 쌀롱드무지끄
예매 : 쌀롱드무지끄 - 네이버 -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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