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교 폭력 피해자였다 - 첫 번째 이야기
아침이 밝았다. 중학교 1학년, 난 잠에 들면서 다음날이 오지 않기를 기도했었다.
난 왕따는 아니었다. 교우관계도 좋았고, 운동도 잘했다.
그냥 잘 나간다는 몇몇 무리들의 빵셔틀이었다.
그냥 기분 나쁘단 이유로 날 때리던 아이들의 유희 거리였다.
그걸 지켜보는 다른 친구들을 방관자라며 탓하지도 않았다.
그냥 그 시간들이 빨리 지나가길 바랐을 뿐이었다.
어린 시절 우리 집은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았다.
1남 2녀 중 막내이자 늦둥이로 태어났고, 많은 사람들이 '귀하게 자랐겠네?'라고 말을 하지만, 전혀 아니었다.
외식은 꿈도 못 꿨으며, 밥상 위 고기반찬이라고는 간혹 생선구이 정도뿐이었다.
짜장면, 치킨, 피자 등 배달 음식들은 1년에 1~2번 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우량아로 태어났던 내가 제대로 된 성장기를 거치지 못해서인지 또래 아이들에 비해 키, 몸무게는 항상 미달이었다.
더군다나 7살에 학교에 입학해 초등, 중등 시절에는 그 차이가 훨씬 심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음식들은 오롯이 아버지를 위한 밥상이었고, 그렇게 아낀 돈은 내 태권도비를 마련하기 위한 게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가정환경을 탓하진 않았다.
3남매를 먹여 살리고자 했던 부모님의 노력을 알기 때문에.
내 꿈은 경찰이었다.
흔한 남자아이들처럼 히어로 비디오를 보면서 나쁜 사람들을 혼내주고 싶다는 영웅심에 똘똘 뭉쳐있었다.
그래서 태권도장을 가고 싶다고 죽기 살기로 부모님을 졸랐고, 없는 형편에 등록을 해주셨다.
내가 다녔던 태권도장은 그 당시 시대적 배경을 봤을 때를 감안하더라도 진짜 수련을 하는 곳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관장님의 운동 철학이 깊었다.
그 작은 체육관에 꽤 많은 아이들이 몰렸고, 객관적으로 봤을 때 실력 있는 친구들이 굉장히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관장님의 인성에 대한 가르침이다.
아이들 실력이 평균 이상이다 보니 혹시나 학교에서 잦은 다툼이 생길까 봐 인내심을 어마어마하게 강조해주셨다.
나 역시 그 가르침을 받았고 그게 독이 될 줄 몰랐다.
또래 아이들에 비해 왜소한 아이가 인내심을 가지면서 소심한 성격으로 변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학교 폭력에 왜 이런 글을 쓰는가 하면 결국 피해자는 본인에게서 문제점을 찾게 된다.
내가 약해서, 내가 바보 같아서 같은 이유들로.
잘못한 게 없던 13살 소년은 주변에 도움조차 구하지 못했다.
약한 자신이 잘못이라고 생각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