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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제파파 Dec 30. 2022

나는 학교 폭력 피해자였다 - 세 번째 이야기

A는 쉬는 시간마다 나를 괴롭혔다.

폭력은 기본이고 매점 심부름, 물건 빼돌리기 등 수많은 방법들로 날 힘들게 했다.

갈수록 정도는 심해졌고 몸에 멍들이 생기기 시작했으나 누구 한 명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지 않았다.

몸에 난 상처보다 마음에 상처가 커지기 시작했고, 매일 잠에 들면서 아침이 오지 않기를 기도했다. 손목을 그으면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고민도 해봤고 누구한테 도움을 청할 용기조차 생기지 않았다.


그렇게 괴롭힘이 심해져 가던 어느 날, A뿐만 아니라 그의 친구들까지 날 괴롭히기 시작했다.

차마 글로 쓰지 못할 정도의 수치심을 안겨 주기도 했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티자는 마음으로 시간들을 보냈다. 시간은 성실하게 흘러갔고 마침내 2학년이 되면서 A의 괴롭힘을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우리 학교는 반이 9개로 나뉘어 있어 끝과 끝반은 아예 교류가 없을 정도로 왕래가 없었다.

반이 멀어지니 학교에서 마주치는 일이 없었고 눈에 보이지 않으니 더 이상 내 존재를 기억 못 하게 된 거 같다. 아마 날 괴롭혔던 기억들도 잠깐의 유흥 거리와 같이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A가 날 괴롭히는 모습을 방관했던 친구들을 보면서 어차피 누군가의 도움은 믿을 게 못 되고 결국 스스로 강해지지 않으면 답이 없을 거라고. 그렇게 내 2학년 생활은 변화를 맞이했다.


앞서 말했듯 난 체육관을 7살 때부터 다녔었고, 대회도 다니면서 운동도 꽤 잘했던 학생이었다. 다만 학교에서는 태권도를 한다는 것 자체가 창피했고 무엇보다 쓸데없는 인내심만 잔뜩 가지고 있어 묵묵히 괴롭힘을 견뎌내기만 했던 거 같다.


1년마다 내 키는 13~15cm씩 성장하기 시작했고, 나 자신을 속여 가며 가식적인 모습을 연기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친구들을 가려 사귀기 시작했고, A같은 일진 학생들도 함부로 할 수 없는 B의 집단에 어떻게든 나를 욱여넣었다. 참고로 B 집단은 모범생들이면서 운동도 잘하는 학생들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A와는 정반대의 성향을 띤 무리였다.


2학년이 끝나갈 무렵 이 친구들과 친해지게 되었고, 내 키는 2년 동안 140 초반에서 170 중반까지 급 성장하게 되었다.

많은 변화를 얻은 채로 3학년이 되었고, 잊고 지냈던 A가 눈앞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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