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인도 해외봉사

1탄

by 제제파파

꽃샘추위가 곧 밀려올 듯 구름이 잔뜩 낀, 그렇다고 마냥 춥지만은 않던 날씨의 오후.

평범하게 휴일을 보내고 있던 시간에 정적을 깨는 카톡이 하나 도착했다.

대학생 때 만나 직장인이 된 지금까지도 가끔 연락을 하는 민용이 형. 물론, 바빠서 서로 얼굴을 볼 시간을 쉽게 만들지는 못했다.

안부인사와 함께 오랜만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만나자는 연락.

그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너무나 궁금했지만, 약속 다음날 대학원 OT가 있어 일찍 대구로 가야 했던 지라 선뜻 대답을 할 수 없어 다시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민용이 형은 내가 대학시절 대외활동을 하면서 인도 해외봉사를 가게 된 적이 있는데, 현대자동차에서 사회적 활동을 위해 만든 '해피무브'라는 봉사단체로, 인도에 파견된 약 100명 중 20명이 함께 팀을 이룬 C팀 멤버이다.

아무튼 그 연락을 받고, 갑자기 그때의 시간들이 생각나 사진첩을 뒤져보기 시작했다.

새록새록 추억들이 생각났고, 마냥 즐겁기만 했던 시간들을 이제서라도 기록해 보고자 글을 쓰게 됐다.


나름 큰 대외활동이다 보니 합격하기가 쉽지 않았다.

자기소개서도 5번 이상 뜯어고쳤던 것으로 기억할 정도로 서류심사도 힘들었다.

전공팀장으로 후배들한테 인지도가 있었던 지라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고 사진촬영을 부탁해 서류 및 면접을 통과할 수 있었다.


2015년 12월 말쯤 OT를 하게 됐고, 그날 처음으로 나를 제외한 19명의 팀원과 멘토님을 만나게 됐다.

나이, 학교, 전공, 성격 등 모든 게 제각각인 20명이 모여 있다 보니 어색하기도 했고, 또 나름 그게 신선하기도 했다.

파견을 갔을 때 우리의 임무는 무엇인지, 각자의 역할은 무엇인지 등 필요한 기본적인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게 됐고,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니 어느새 모두가 친해져 있었다.

우리는 인도 C팀이 되어 '시원(C1)'이라는 팀명을 지었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다들 술을 좋아해 소주 이름 C1과, '시원하게 나아가자' 뭐 이런 의미를 중의적으로 표현했던 거 같다. (코에 걸면 코걸이...)

하루가 지나 팀장을 뽑아야 할 시간이 됐고, 모두가 서로 다른 사람을 추천할 때 나는 자신을 어필했다.

보름의 해외봉사 기간을 잘 리드하기 위해서는 리더십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체력이 가장 중하다고 생각했다. 누가 팀장을 맡았어도 잘 해냈겠지만, 유일한 체대생인 내가 가장 잘 해낼 수 있다고 스스로 자신했기에, 열심히 하겠다고 하자 다수결로 를 믿고 뽑아주었다.

인도뿐만 아니라 중국, 베트남의 다양한 지역들에 파견을 가다 보니 대략 500여 명의 봉사단원들이 모였고, 처음으로 그 정도 규모의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해봤다. 내 인생 최고의 떨리는 순간이었다.


직책과 부서를 만들어 어울리는 팀원들을 배치시켰고, 모두가 모난 구석 없이 잘 따라주고, 또 많이 도와주었다.


시간이 지나 2016년 1월 중순.

우리는 인천에서 만나 숙소에서 함께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일찍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출발하기 전 우리끼리 마니또를 하기로 했는데, 눈치 없는 천호가 해피무브 운영진이 편지를 전달하는 이벤트를 했을 때 본인 이름을 숨기지 않고 내게 전달해 첫날부터 들통나 버렸다.

똑똑해서 총무를 맡겼더니...

출발 전 공항에서 들뜬 모습.

싱가폴을 경유해 가게 되어 창이공항에서 밥을 먹었는데, 맛이 최악악악이었다...

도착 첫날 숙소에서 저녁 식사하기 전에.

룸메이트 준형이랑 짐도 풀지 못하고 숙소에서 뻗었을 때.

어찌어찌 인도에 잘 도착했고, 약 보름간의 봉사활동이 시작되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인도의 첸나이 지역이었고, 해야 할 임무는 근처 학교 시설에 우물을 만들거나, 건물을 보수하거나, 문화 활동을 통해 아이들과 놀아주거나, 위생교육을 하면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것이었다.

'C1'팀에 합류한 현지 대학생 말라와 함께.

새벽 6시부터 일어나 밥을 먹고 준비를 하고, 오후 4시까지 봉사를 한 후, 숙소로 돌아와 잠깐의 휴식 후 저녁식사를 했다.

그러고 나서는 온통 회의에 연속이었다. 운영진 회의, 팀장 회의, 현지 공사 담당자와 회의, 팀원 회의 등등... 약 3~4시간의 회의 후 문화 활동을 위한 춤까지 배우고 나면 어느새 시간이 12시가 넘어갔다. 씻고 침대에 몸을 눕히면 조금의 거짓말도 보태지 않고 3초 만에 잠에 빠졌다.

너무너무 피곤했지만, 넌지시 꽃을 건네주는 아이들을 보면서, 또 그만큼 힘을 낼 수 있었다.


공사를 하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훌쩍 지나있었다.

너무나도 순수한 그 웃음들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지곤 했었다.


어찌저찌 약속했던 보름의 시간이 지나고 공사가 마무리 됐을 때, 우리 팀도 문화생활+관광을 즐겨보기로 했다.


내용이 너무 길어져서 다음 이야기는 2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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