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

by 제제파파

3월이라 하면 떠오르는 단어.

봄, 꽃, 새 학기 등.

설레는 단어들이 연상되지만, 난 이 시기가 오면 불안을 느끼곤 한다.

새 학년이 되어 새로운 사람과 만나는 것을 두려워했던 터라.

물론,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겠지만, 어린 시절의 나는 의사표현도 하지 못할 정도로 내향적인 학생이었다.

지금은 많이 변했어도, 그때의 기분이 남아있는지, 3월의 나는 여전히 불안하다.


새로운 사람과 대화를 한다는 것은, 당시에 나에게는 굉장히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었다. 내겐 대화보다 편지가 쉬웠고, 말보단 글을 쓰는 게 수월했다.


그래서일까?

난 어릴 적부터 시를 좋아했다.

소설책은 읽지 않아도 시나 에세이는 즐겨보곤 했다.

소설에서 읽히는 직관적인 내용들보다, 시에서 말하는 추상적인 의미들이 좋았고, 화자의 숨겨진 생각을 발견하다 보면, 가슴 한켠을 '쿵'하고 때리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다.


우리 엄마의 꿈은 시인이었다.

피는 못 속인다고, 어릴 적 교내 백일장을 하게 되면 한 번씩 상을 받곤 했다.

아마 그 무렵부터 글이란 걸 많이 써보게 된 거 같다.


사실, 이름을 숨기고 SNS에 자작 시를 많이 올린 적도 있다.

문학에 관심이 많아서가 아니고, 그날의 기분을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싶지 않아, 마음을 숨기고자 이것저것 써본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마음을 표현하고, 숨기고.

감정을 표출하고, 숨기고.

누구나 쉽게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참 매력적인 행동이 아닐 수가 없다.

그래서 난 여전히 대화보단 글이 좋다.


불안한 대화보다, 설레는 3월을 기억하고 싶은 마음에.

작가의 이전글2016년 인도 해외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