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월.
이십 대 중반에서 후반으로 넘어갈 무렵,
당시 교제하던 이성친구에게 지겹도록 듣고 고치게 됐던 발음.
왜 육월은 유궐이 아니고 유월일까.
"활음조 현상 - 언어의 발음을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 음운이 변하는 현상"
쉽게 말하자면 발음하기 편하라고.
띄어쓰기조차 까다로운 한글에서 고작 발음 하나 편하게 하고자 법칙까지 무시하는데,
내 말과 선택은 늘 오답 투성이에 쉬운 게 하나 없는 걸까.
좋았다면 추억, 힘들었다면 경험.
추억보다는 경험으로 점쳐진 기억들에 강한 사람이 됐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나도 자기 객관화가 부족한 사람인 거 같다.
그래, 오답 투성이면 어때.
오답 노트가 있고, 다음 시험이 있고,
인생도, 기회도 늘 한번뿐이라지만,
또 다른 기회, 또 다른 인생의 변수가 존재하니까.
그니까 좀 틀려도 돼.
지겹도록 들어가며 고쳐낸 발음처럼.
유궐이 아닌 유월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