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

by 제제파파

돌고 돌아 또다시 3월.

그 끝자락이 되어서야 낋여와보는 사진첩.

평소와 다르게 좀 가벼운 내면의 나를 꺼내어 글을 써내려 가볼까?

봄은 가벼워지는 날씨니까.

바쁘지 않았던 야간 당직 시간.

그 시간에 열심히 만들어 본 유행의 끝물.

생각보다 고퀄이라 놀랐는데, 어쩌면 손재주가 좋은걸 지도.

누가 자꾸 물을 풀잔으로 따라 준다.

여러 번 따라 주기 귀찮았던 건가.

근데 소주는 물을 많이 마셔줘야 숙취가 없는 걸.

어쨌든 풀잔은 사랑이야.

술이든 물이든.

캐비닛을 열어보니 3월의 산타가 다녀갔다.

출근하자마자 기분이 좋아지는 매직.

선물의 크기는 중요치 않아.

누군가를 생각하고 준비한 마음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기에.

러닝만 하면 온몸이 가렵고 두드러기가 올라오길래 몇 년 동안 다시 시작할 엄두를 못 냈다.

최근 챗지피티씨한테 물어보니 콜린성 알레르기란다.

ㅁㅊ... 운동 알레르기가 실존할 줄이야.

다 괜찮은데 달리기만 하면 가려워 미쳐버려.

그래서 페니라민 먹고 뛰는 돌은 자가 나야.

알레르기? 그건 핑계일 뿐.

근데 4키로 뛰고 나면 약빨에 몸이 급격하게 처지는 건 안 비밀.

왜 내 주변인들은 술만 마시면 집을 안 가겠다고 하는 걸까?

1도 설레지 않으니까 제발 집들 좀 가줘...

이러다 진짜 안 가고 술 사 와서 길바닥에서 마시길래 도망감.

술자리에서 기겁하고 사람들 버리고 간 게 이번이 처음인 듯.

안녕하세요.

빨래 쌓이는 거 못 참아 주임님보다 세탁기 더 돌리는 박주임입니다.

요즘은 집에서도 세탁기, 건조기 하루에 두 번씩 돌리는 듯.

당황스럽다.

잘못한 게 없는데 사과를 하자니.

맞장구 쳐주려면 화난 척해야 하는 건가.

근데 저 멘트는 쫌 귀여운 거 같기도.


더 많은 사진들이 있지만, 개인적인 공간이 개인적이지 않은 관계로 개인적으로 보관하려 한다.

쓰고 보니 유상무상무상 같네.

어쨌든 몸도 마음도, 옷의 무게도 가벼워지는 계절이 온 만큼 나 역시도 생각을 가볍게 해 보려 노력하고 있다.

많은 고민들로 당장의 중요한 것들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던 지라.

이번 달도 그런 식으로 순식간에 훅 지나갔지만, 그 기억들 까지도 가볍게 여기진 않는다.

오히려 머릿속에 무겁게 박혔기에 좀 덜어내고자 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다시 돌아오지 않을 2026년의 3월을 사랑한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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