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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우야요 Mar 25. 2023

제 팬입니다.

제 팬입니다.

일본이냐고요? 아니요!


아우야요 작가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찾아왔다.


요즘 한동안 그림도 안 그리고 이야기도 안 만들고 SNS도 잘 안 보고…

그냥 핸드폰을 좀 멀리 던져놓고 살았다. 당연하게 게임 어플도 다 지우고, 원래 카톡이 핸드폰에 없다. 그렇다고 문자를 잘 보지도 않고 전화도 안 받고…

운전할 때는 안전운전모드로 자연스레 변환시켜 누구와의 연락도 잘 안 했다. 단지 회사 일에만 집중…

일부러 막히는 시간에 차를 몰고 나가 천천히 천천히 이 생각 저 생각…

집에서는 침대에 누워 천장만 쳐다보았다. 책상에 앉아 무언가 끄적거려야 하는데...


박물관에 앉아 있었다. 어떤 봉사자가 나를 보고 반갑게 인사했다. 나는 가벼운 인사만 하고 지나갔다. 그리고 한 시간 후 또 지나갔다. 일 때문에 또 또 지나갔다.

봉사자가 말을 걸었다. “요즘 어떤 그림을 그리시나요?”

난 그냥 웃기만 하고 지나갔다.

몇 시간 후 또 지나갔다.

“작가님의 세 번째 책을 기다리고 있어요!”

...............

“저 작가님 책 <우리가 손잡으면>, <점점점>! 너무 재미있게 봐서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도 했어요!”

그제야 "감사합니다." 딱 한마디...

“저 작가님 팬이에요! 요즘 박물관에서 너무 바쁘셔서 피곤해 보이세요. 쉴 때 좀 쉬시고, 항상 응원하니 좋은 작품 많이 만들어 주세요."


어떤 내방객이 찾아왔다.

인포데스크에서 연락을 받고 입구 쪽으로 갔다. 그분은 저의 책 두 권을 내밀고서 사인을 요청했다.

사인을 하면서 그분의 말을 들었다. 그분은 의왕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님이었다. 아이들과 일주일에 한 번씩 직접 그림책을 읽어주는 수업을 하는데 아우야요 작가의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책머리에 박물관에서 근무를 한다고 해서, 또 언제든 찾아오면 사인을 해준다고 얘기를 들어서 근무하는데 시간을 빼앗아 죄송하다는 말로 양해를 구하셨다.

그리고 이런저런 대화를 하면서 말씀하셨다.

"작가님은 참 따스한 분 같아요. 저 작가님 팬이 되었습니다. 그림책의 이야기만 읽어도 좋았는데 직접 뵈니 더 팬이 되었네요."

감사한 마음이었다.

'그래, 어찌 되었건 아우야요 작가의 그림과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구나! 몇 명이 안되더라도 그들을 위해? 아니 그들만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도 이야기를 계속 만들자!'

그림책을 그리고 싶다고 소원한 처음의 결심을 생각해 보았다.

'단 한 명이라도 내 그림책을 보고 행복하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그 순간을 생각하기로 했다.

언제 누구 많은 사람을 위해 마치 내가 대단한 사람처럼 그림을 그린 것도 아니고 그냥 내 이야기, 보통 사람, 대한민국의 지극히 평범한 남성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팬이 생겼다.

당초 목표인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이 팬이 되었다.


아우야요 작가의 그림책 <우리가 손잡으면>, <점점점>을 읽고 계신 여러분 모두가…

제 팬입니다.

감사합니다.


다시 붓을 들기 시작했다. 천천히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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