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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에 캐릭터가 꼭 필요할까?(장성군 캐릭터를 보고)

by B디자이너 지미박

필자는 브랜드 디자이너로서 예전 에이전시 근무할 때 온갖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했고, 그중 지자체의 과업을 수행한 적도 많았다.


많은 열정을 쏟아부어 만든 도시 브랜드, 농산물 브랜드 등이 많았지만, 지금 당장 기억에 떠오르는 건 강원도 정선쯤이었던가에 있던 외씨버선 길 BI와 충청도 서산에 ‘서산뜨레’ 정도가 있다.


해당 BI 디자인들을 굳이 여기 본문에 옮기진 않으련다. 워낙 오래되기도 했고 본론하고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주제는 지자체에 많이 군림(?) 하는 캐릭터에 대한 단상이다.


우선 발단이 된 소식부터 보자.



수천만 원 예산을 투입해 탄생시킨 장성군과 디자인 회사 (결과물만 봐도 어디서 수행했는지 딱 알 수 있을 것 같은 톤앤매너) 에겐 미안하지만, 항상

드는 의문이 있다.


도대체 지자체마다 캐릭터가 왜 있어야 할까?


도시 입구에 관광객을 맞이하는 커다란 조형물이 필요해서? (이 또한 수백, 많으면 수천만 원이 또 들겠지)


각종 문서 표지나 행정 안내문 귀퉁이에 심심하지 않게 채워 줄 무언가기 필요해서?


안내 표지물에 ’어서 오세요‘, ‘이쪽 방향입니다’ 역할을 해야 하는 인물이 필요해서?


잘 모르겠다. 왜 대부분인지 아닌지 통계를 본 적은

없지만, 많은 지자체에서 연예인 띄우기 만큼 어려운 캐릭터를 남발하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더욱 불만은, 모두들 비슷하게 생겼다는

점이다.


가분수에, 사랑받고 싶어 귀여운 모습들을 표방하고, 친절하게 웃고 있다.


문득 궁금해져서 구글에 검색해 보니 필자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긴 한가보다.


방금 구글링 결과



비교적 디자인 용역이 활성화됐던 10~15년이라면 익숙하기라도 할 텐데, 시대는 엄청나게 변했는데 왜 솔루션은 그대로인지 참 알 수 없다.


물론 새롭게 발표한 캐릭터가 적재적소에 잘 활용되고, 역할 그대로 도시브랜딩을 위해 잘 작동하고, 많은 이에게 사랑받는 캐릭터로 자리매김하면야 바랄 것이 없겠다. 필자의 생각이 지나친 기우였기를 바랄 뿐이다.


관계자분들에겐 미안한 비판은 여기까지 하고, 한 가지 그대로 정말 좋게 보인 점이 있어 언급하고 싶다.


장성군이라는 지명을 뒤집어보면 ’성장‘이라는 긍정적인 워딩이 된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전엔 알 필요도 없었지만)



필자가 좋아하는 단어라서 편향이 있을 수도 있지만 오늘날 지방에 꼭 필요한 단어이기도 해서일까, 더욱 의미심장하게 와닿는 워딩이다.


게다가 고유의 지명을 역발상으로 핵심 키워드로 추출한 점이 아주 탁월하다.


이런 건 박수 쳐 주자. 그리고 응원해 주자.


성장하는 장성군, 소위 성장장성에

성장이와 장성이가 얼마나 기여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조용하게나마 활약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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