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퍼스, 디즈니 픽사 중 가장 실망스러운 작품

by B디자이너 지미박

필자는 픽사의 열렬한 팬이다.


토이스토리, 몬스터 주식회사, 카, 라따뚜이, 업, 인사이드 아웃, 코코 등등 인생 애니메이션 대부분은 픽사의 작품이다.


가장 최근에 봤던 게 아마도 작년 개봉했던 ’엘리오‘로 기억하는데, 역시나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아들내미와 함께 극장에서 즐겁게 감상했었다.



그리고 얼마 전 개봉한 호퍼스.


픽사 작품이었기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난 주말둘쩨 아들내미를 데리고 극장으로 향했다.



사실 아들 녀석은 그리 내키지 않는다고 했는데 억지로 예매하고 데려간 거였다. 필자도 아무런 정보나 관람평 등 사전 조사 없이 소위 ’믿고 보는 픽사‘이니 예매부터 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영화 후반부쯤 아들 녀석이 내 귀에 데고 속삭이더라.


“아빠, 이제껏 극장에서 본 영화 중에 최악이야”




물론 보는 동안 깔깔 웃긴 장면도 있었고,

동물들 특히 비버는 정말 귀여웠다.


그런데 그게 전부.



프로불편러인 주인공 아이는 (여자아이인지 남아인지도 잘 모르겠는)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과 추억이 깃든 장소라는 이유 하나로 시장과 대립한다. 안하무인이 따로 없다.


자연보호도 중요하지만 민주 사회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선 대화와 타협부터 필요하지 않을까.


아무리 애니메이션이라는 껍데기로 포장한다고 해서 이게 결코 교육적으로 바람직한 행동은 될 수 없다.



물론 필자가 이런 설정이나 담긴 메시지 만으로 최악이라고 평하는 건 아니다.


사실 호퍼스를 보면서 가장 적응이 안 됐던 부분은 ’리얼리티‘ 즉 현실성이 너무 없다는 잠이었다.


애니메이션에서 무슨 현실성이냐고? 되물을 수 있다.


그런데 그동안 픽사의 상상력은 말 그대로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환상의 영역에서의 이야기였다.


인사이드 아웃의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은 마치 우리 뇌 속에 있을법한 감정들을 의인화했던 기발한 상상력으로 시작했고, 엘리오는 우주와 외계인 배경, 코코와 소울은 사후세계 등이었기에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었다.


그런데 호퍼스는 어떤가.


비버타운 대학 연구소에서 인간의 정신을 동물 로봇으로 옮기고, 동물들은 물론 인간의 형상까지 모두를 깜빡 속일 수 있도록 정교한 로봇까지 척척 만든다. 어디 그뿐이랴, 동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언어 번역 기술은 물론 레이턴시(Latency)도 제로에 가깝다.


빅 테크 기업보다도 뛰어난 수준을 넘어 뭐든 뚝딱 만들어내는 비버타운 대학교 연구소를 보니 왠지 아이언 하트가 떠오른다.


이 정도면 방구석에서 아이언맨을 만들어냈던 대학생과 뭐가 다를까.


갑자기 나는 왜?라고 말한다면 미안하지만, 디즈니가 저질러 놓은 짓들에 대한 기시감이 드는 건 왜일까


이외에도 수두룩하다. 새들이 상어를 옮기질 않나, 득 하나로 거대한 산불을 막지 않나..


상상력을 넘어 망상에 가깝지 않나 혹평하고 싶다.



게다가 가장 최악은, 사악한 나비를 우발적으로 끝장낸 장면이었다.


그걸 아이들 보고 웃으라고 넣은 설정인가?


끔찍하다. 게다가 이건 자연의 질서인 연못법과도 아무런 관계가 없다.



이 역시 마찬가지로 떠오르는 다른 영화 장면이 있었는데, HBO의 안티 히어로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제목도 생각나질 않아서 잠깐 묘사만 하면, 부패한 초능력자 중 (DC의 플래시처럼) 초스피드로 이동할 수 있는 녀석이 있었는데 극중 주인공의 약혼자를 치고 지나가 사망에 이르게 하는 끔찍한 장면이 있었다.


그 초능력자 역시 의도한 사고는 아니었다. 하지만 큰 힘이 우연히 연약한 한 생명을 사라지게 한 점은 앞서 언급한 호퍼스의 나비 장면하고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영화 전체 스토리를 논할 것까지도 없이,

이런 몇 가지 설정만으로도 눈살을 찌푸리고 집중이 되질 않았다.


과연 내가 아는 픽사가 맞나 싶다.



네이버 평점을 보니 호평들이 많아서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이 불편하게 들린다면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 소수일지라도 저마다 생각과 의견은 다를 수 있으니까.


그리고 최악이라고 한 건 초등 2학년 아들도 동의한 것이니 ^^;


아무튼 다음 픽사 영화가 나오면 한 번쯤 망설이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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