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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형준 Oct 30. 2022

VCF서울 Product 개발기

국내에 없던 완벽한 축구교실 만들기


지난 글에서는 저의 개인적 경험에서 시작해, VCF서울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과 전략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VCF서울의 "취미반 축구교실 Product"의 개발 과정에 대해 이야기 해 보려고 합니다.


Let's go!


** 앞의 글을 읽고 오시는걸 추천합니다!

https://brunch.co.kr/@nineblue/29



[목차]

1. Product 개발 절차
2. 시장조사, UX리서치
3. 문제 정의
4. Product : VCF서울 취미반
5. 결론





1. Product 개발 절차


큰 방향성은 정했지만 아직 명확히 제품이 정의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겐 시간이 많지 않았죠. 벌써 찬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고(10월), 큰 학원들은 11월~1월 사이에 내년 수강생 모집을 진행하기에, 늦어도 2022년 11월에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오픈할 수 있도록 준비를 끝마쳐야 했습니다.



크게 교육의 컨셉과 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정책과 시스템이 구체적으로 필요했고, 완벽한 것 보다는 MVP(Minimum Viable Product, 최소 기능 제품)처럼 만든 뒤, 현장에 적용하며 개선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1.1. 교육


VCF서울의 교육의 핵심가치는 재미, 성장, 안전입니다. 이는 VCF서울(주식회사 더모스트그룹)의 미션/비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회사의 미션과 교육 시스템을 연결하는 작업은 매우 흥미로웠지만, 상당히 긴 이야기인 만큼 아래 3장의 이미지로 소개를 대신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풀어보겠습니다.

VCF서울 교육목적 및 목표



1.2. 운영 정책 및 시스템


이번 글에선 이 부분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해 볼 생각입니다. 시간은 없었고 할 일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정석적인 프로세스를 지키기 보다, 꼭 필요한 부분만 실행하며 제품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습니다.


1. UX리서치 & 고객여정분석
2. 문제 정의
3. 솔루션 정의
4. Product 로드맵 설정
5. 실행




1.3. Scalability : 확장성 고려하기


제품을 만들기 전, 저와 대표님이 공통으로 중요하게 생각한 포인트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확장성(Scalability) 입니다.


우리의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지역에, 상당히 많은 오프라인 지점이 필요합니다. 이는 교육, 마케팅, 고객관리 등 모든 영역에서 물리적 거리에 관계 없는 효율적인 관리 체계가 필요함을 의미했습니다.


동일한 고객경험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면, 우리가 지향하는 모든 가치들의 align이 깨져 고객 경험이 망가지게 되고, 같은 종류의 일을 여러 사람이 하게 되어 Operation 비용이 증가해 Scale-up 시 엄청난 비효율이 발생할 것이 뻔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인스타에서 유명한 동네카페가 아닌, 축구 교육 시장에서 스타벅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확장성을 고려해 초기 제품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2. 시장조사 & UX리서치



2.1. 취미반 "반 축구" 시장


약 1년여 동안 VCF서울이 엘리트 선수반을 운영하며 알게된 사실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취미반 축구를 엄청 많이 시킨다.


처음엔 그런가보다 했지만 뭔가 이상했죠.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선 전체 교육과정을 선행학습으로 "여러바퀴" 굴리는게 중요한데, 축구교실 처럼 입시에 도움도 안되는 곳에 아이들이 많이 다닌다니.


이유는 몰라도 눈에 보이는 시장은 있었습니다. 특히 인구밀도가 높고, 학구열이 높고, 소득이 높은 지역일 수록 축구를 시키는 사람 수는 더 많았습니다.


취미반을 운영하며 축구를 경험하는 아이들의 숫자를 지금보다 더 늘리는 것이 VCF서울의 전략이었기에, 이미 해당 시장이 많이 형성되어 있다는 점은 좋은 소식이었습니다. 좀 더 자세히 파 보기로 했습니다.


타겟 고객 총 10분과 대면/전화 인터뷰를 진행했고, 온라인을 통해 수도권에 사는 100여명의 타겟 고객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왜 초등학교 들어가면 축구교실을 보내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생이 축구교실에 가는 이유]

1. 초등생 입학 후 첨 만나는 친구와 다 같이 친하게 지냈으면 하는 마음
2. 10여명이 다 같이 할 수 있는 종목 탐색 : 축구가 가장 적합
3. 축구는 잘 배웠을 때 평생 써먹을 수 있음
4. 학교체육에서 2~3번이 불가능하기에 사교육(축구교실) 선택
5. 형제가 있는 경우, 동생도 형과 같은 수순으로 초등입학 후 축구교실 다니게 됨

→ 초등 1학년 = 축구교실 이라는 문화가 형성됨


입학 후 같은 반 남자아이들 모두가 함께 축구를 배우는 "반 축구" 라고 불리는 문화가 형성이 되어 있었기에, 초등학생들이 취미반 축구교실을 엄청나게 다니고 있었던 것 이었죠. 공교육의 부족함을 인지하고,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좋은 마음으로, 좋은 시간을 선물하고 있었습니다.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2. 현재 축구교실의 상황 파악


UX리서치(인터뷰, 설문조사) 과정에서 현재 시장의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지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1. 축구교실 관련 정보를 얻기가 힘들다. 특히 온라인에서 더 심하다. 홈페이지도 잘 없고, 있어도 가격이나 후기를 확인하기 어렵다.
2. 혼자서 수강신청 할 수 없다. 최소 6명 이상 그룹원이 함께 등록해야만 수업을 들을 수 있다.
3. 수업의 커리큘럼이나 구체적 프로그램 정보를 알기 어렵다.
4. 코치가 누구이고 어디서 뭘 하던 사람인지 알기 어렵다.
5. 고객 커뮤니케이션이 불편하다. 연락이 잘 안되고, 불친절한 곳도 많았다. 주로 전화로 소통하며, 심한 경우 가정통신문(!)을 주기도 한다.
6. 지역화폐나 간편결제가 안되는 곳이 많다. 심한 경우 현금으로만(...) 결제하는 곳도 있다.

훨씬 더 많지만, 교육 외적인 부분 중 일부만 추리면 여기까지...


인터뷰와 설문내용을 바탕으로 고객 여정지도를 그려봤습니다. 영업기밀(?)이기에 화질이 낮은 사진으로 실루엣만 공유합니다.


축구교실 "구매" 까지의 고객여정지도


사실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제가 입시를 위해 학원을 다니던 10여년 전과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죠. 왜 인강의 홍수 속에 동네학원들이 문을 닫게 되었는지 알 것만 같았습니다. 어떤 문제를 제품이 해결해야 하는지 좀 더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3. 문제정의


UX리서치를 진행한 뒤, 우리는 고객이 겪는 문제를 2가지로 축약할 수 있었습니다.


1. 불투명한 정보
2. 비합리적인 정책



불투명한 정보


우리는 어떤 의사결정을 할 때 정보를 기반으로 합니다. 옷을 살 때는 브랜드, 색상, 가격, 판매처 등의 정보를 알아야 구매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축구교실은 그 정보를 얻는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특히 온라인에서 정보를 얻는게 힘들었죠.



홈페이지가 없는 경우가 많고, 있다고 해도 시간표나 가격 같은 중요 정보는 찾기 힘들었습니다. 무슨 요일 몇시에 수업을 들을 수 있는지 알아야, 내가 가능한 시간대와 비교해 수강신청을 할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그 외에 수업을 하는 선생님은 누구이고, 선생님이 이번 주에는 어떤 수업을 하는지 알기가 어려웠습니다. 저로써는 상당히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돈을 내고 수업을 듣는데, 뭘 가르칠지 학생이 알 수 없다니...



교육 내용과 비용이 모두 공개되어 있는게 당연한 "온라인 교육"을 구매할 수 있는 시대에, 이 모든 것이 불투명한 교육 분야가 있을 수 있다는게 신기했습니다.


축구교실도... 싯가...?




비합리적인 정책


구매 전/후로 주어지는 정보 부족 뿐만 아니라, 고객이 이용할 때 비합리적이라고 느껴지는 정책들도 있었습니다. 6명 이상이 모여야 반을 개설 해 준다는 점이 대표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영어학원에서 오후 3~4시에 초등 1학년을 위한 수업을 한다고 하면, 일반적인 학원이라면 1명이 오던 10명이 오던 수업을 열어 주었을 겁니다. 사람을 더 채우는건 학원에서 해야 할 일이자 책임입니다.



축구교실은 달랐습니다. 대부분이 새로운 반을 개설하려면, 듣고 싶은 사람이 6명(업체에 따라 다름) 이상 모아오라고 안내 합니다. 학원의 입장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소수인원을 코칭하는게 다수인원보다 어렵기도 하고, 한 수업에 여러명이 들어야 수익이 더 나는것도 사실이니까요. 그러나 회원 모집의 책임을 꼭 고객이 부담해야 하는지는 의문이었습니다.



이것 외에도 무조건 3개월씩 결제를 해야 한다거나, 소통이 빠르게 되지 않는 등의 정책적 불편함도 존재했습니다.



불투명한 정보와 비합리적 정책, 이를 한 마디로 줄이면 다음과 같았습니다.



당연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다.





4. Product : VCF서울 취미반



4.1. 솔루션


우리의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속도가 매우 중요했습니다. 매 순간 출생아수는 줄고 있고, 아직도 스포츠는 엘리트 국가대표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구절벽 세대가 본격적으로 스포츠를 접하기 전 까지 우리의 전략 중 Stage 1은 반드시 완료 해야 했습니다.



빠른 성장을 위해서는 고객의 문제를 속 시원하게 해결 해 주는, "그 자체로 반짝반짝 빛나는" 제품이 필요합니다. 누구나 한 번 경험하면 절대 빠져나올 수 없는(Lock in 되는) 제품 말이죠.



그래서 UX리서치 과정에서 확인한 불투명하고 불합리한 점을 최대한 없앤 제품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축구교육 외 분야에서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을, 축구교육 시장에서도 당연하게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러면 다른 곳과 확실히 차별화 되면서, 고객의 선택을 받는 취미반 축구교실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4.2.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1) 홈페이지 제작

정보 불투명성을 해결하기 위해 온라인 IT서비스를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홈페이지를 만들기로 했죠. 우리가 누구인지, 어떤 수업을 제공하는지, 수업이 가능한 요일과 시간은 언제인지, 누가 코칭하는지 등 고객이 궁금해 할 만한 대부분의 정보를 업로드 했습니다.


개발자가 없었기에, 개발 없이도 외부에 페이지를 노출 시킬 수 있는 노션(Notion)과 우피(Oopy)를 활용해 홈페이지를 제작했습니다. (현재는 다른 노코드 툴로 만든 홈페이지로 바뀐 상태입니다)



2) 온라인 기반의 마케팅

축구교실에 가는 자녀를 둔 30대 후반 ~ 40대 중반의 어머님들은,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서비스를 자주 이용하고 있었고, 모바일에서 온라인 쇼핑을 하는 것에 익숙하다는 것을 UX리서치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SNS중심의 온라인 마케팅으로 초기 고객을 확보하기로 했습니다.


브랜드 인지도가 없을 때는 Paid 마케팅을 통해 인지도와 리드(Leads)를 를 확보하고, 고객을 확보한 뒤에는 Owned 미디어를 적극 활용해 Organic 비중을 늘려서 효율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여튼 전단지를 돌리거나, 외부 현수막을 달 시간에, 더 많은 사람에게 노출할 수 있고 더 정량적으로 성과를 파악할 수 있고, 가설검증의 결과에 따라 유동적으로 콘텐츠를 바꿀 수 있는 온라인 마케팅을 하는 것이 우리에겐 더 맞는 방식이라고 판단했습니다.



3) 수업계획서 제공 & 수업 라이브스트리밍 시청 가능

VCF서울은 발렌시아CF의 교육 철학을 국내 상황에 맞게 최적화하여, 5세부터 13세까지의 취미반 커리큘럼(성장목표)과 주차별 목표 및 교육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코치가 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생각나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주차별 목표에 근거해 정해진 프로그램을 교육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운영하기로 했죠. 따라서 이번 주에는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할지 고객에게 미리 안내할 수 있습니다.


'교육을 하면 당연히 커리큘럼이 있어야 하는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국내 축구교실 중 취미반에 대한 장기 커리큘럼을 가지고 운영하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특히 디테일한 교육 프로그램까지 같은 경우는 정말 0개라고 봐도 됩니다. 같은 축구교실에 3명의 코치가 있어도, 각자 다른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영업비밀과 같은 자신의 훈련 프로그램을 타인에게 공개하는 일은 거의 없는게 일반적이었습니다.


수업 프로그램을 공개하는 것에 이어, 수업 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게, 카카오TV를 통해 회원만 입장 가능한 라이브스트리밍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코치가 계획한 대로 수업을 진행하는지, 아이들과 어떻게 교감하는지, 훈련은 어떻게 진행하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말이죠.


이렇게 투명성을 담보하는 활동이 콘텐츠를 만들어 광고집행을 하거나,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 보다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통해 고객이 우리 제품(취미반 축구교실)이 제공하는 교육적 가치를 더 깊게 체감할 수 있고, 더 깊이 제품을 신뢰 할 수 있을테니까요.



4) 2명의 코치, 2명이 함께하는 통학셔틀 운영

축구를 배우러 오는 아이들은 커 봣자 초등학생 입니다. 아직 혼자서 신발끈도 묶을 줄 모르고, 공에 맞으면 아파서 울고, 앞을 잘 안보고 뛰다가 아이들끼리 부딫히기도 합니다. VCF서울의 교육 핵심가치 중 하나로 "안전"을 설정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입니다.


신체활동 중에는 언제든 부상과 사고의 위험이 있습니다. 가벼운 찰과상, 타박상인 경우가 많지만 골절이나 열상(찢어짐)의 위험도 있죠.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아이들에게 축구를 하는 일이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아 축구를 멀리 할 수도 있습니다. 이건 우리가 생각하는 미션과 비전과는 반대되는 방향이었습니다.


그래서 유소년 수업에 2명의 코치가 코칭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수업 중 발생하는 응급상황에 대비할 수도 있고, 소수 아이들 때문에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신발끈이 풀렸거나, 울거나, 다툼이 있는 등)에도 한 명의 코치가 케어를 해 주고, 다른 한 명의 코치가 수업을 진행하는 형태로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한 명의 코치가 놓칠 수 있는 부분을 다른 코치가 함께 봐 줄 수도 있구요. 안전을 담보하면서 교육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습니다.


2명의 코치를 운영하게 되면, '세림이법' 이라 불리는 13세 이하 아동에 대한 어린이통학버스(셔틀버스) 운영 시, 동승 보호자가 탑승해야 하는 법도 지킬 수 있습니다. 수업을 담당하는 코치 2명이 그대로 셔틀버스를 운행하면 되기 때문이죠. 인건비나 다른 여건이 부족해 많은 사교육 현장에서 잘 지키지 못하는 법 중 하나인데, 저희는 어차피 2명이 코칭을 하기에 셔틀을 2명이 탑승하는게 특별히 여려운 일이 아니었죠. 합법적으로, 안전하게 셔틀 운행이 가능한 것 입니다.



5) 무료 체험수업 제공

우리가 축구를 잘 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취미반을 운영하기로 한 만큼, 우리의 고객은 축구에 대해 잘 모르는 아이나 아이의 부모님일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또 이제 시장에 진입한 만큼 고객의 신뢰가 부족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축구를 교육하고, 우리는 어떤 시스템으로 운영하는지 깊이 확인하고 신뢰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백문불여일견 이라는 말이 있죠. 백번 듣느니, 한 번 보는게 낫다. 그래서 우리 수업을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고객에게는 무조건 1회의 무료 체험수업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어떻게 가르치고 운영되는지 고객이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요.


축구를 전혀 모르는 아이와 어머님들은 한 번의 수업만으로 판단이 어려울 수도 있겠다고 판단했고, 만약 체험 후 바로 정식등록을 신청하면 최초 4회의 수업을 추가로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6) 그 외

UX리서치 과정에서 확인한, 고객의 불편을 해결할 수 있는 부분들도 고객 기준에서 고려해 제품의 정책을 확정하였습니다. 각 정책에 대해 많은 고민과 논의를 했었기에 하고 싶은 말은 너무 많지만, 하나씩 이야기를 풀면 너무 글이 길어지니 오늘은 큰 주제만 공유 하겠습니다.


- 혼자서도 수강신청 가능

- 수업 사진 제공

- 간편결제/지역화폐로 수강료 납부

- 종량제로 수강료 부과, 후불로 납부

- 수강료 청구 시, 청구 내역서 제공

- 만족조조사 상시 운영

- 추천 시 현금성 포인트 제공

- 가족과 함께 수강할 시, 할인 제공

등등







5. 결과


MVP 검증하기


우리의 전략과 로드맵상, 초 단기적으로는 MVP를, 6개월 ~ 1년 단위에서는 PMF를 검증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취미반 교육시장이 발달한 양천구 지역에 100평짜리 실내 구장을 미리 확보해 둔 상태였죠.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건 속도였습니다. 만약 가설이 틀렸다면, 빠르게 제품을 변경해야 했기 때문이죠. 일단 11월~1월에 타 경쟁사 대비 저렴한 가격에 유치부 특별모집과 방학특강을 운영하며, 고객의 반응을 살피며 우리의 가설이 맞는지 검증해 보았습니다.


수강 1개월 되는 시점에 기존 회원 20여명과, 신규 모집한 회원의 NPS(순 추천지수)와 션 엘리스 테스트 점수를 비교하기로 했습니다.


결과는 대 성공. 기존회원 vs 신규회원의 NPS가 40 vs 80 이었습니다. 기존 고객의 반응도 나쁜것은 아니었지만, 신규 회원의 반응은 그보다 2배 좋았던 것입니다. 션 엘리스 테스트 또한, 제품이 없어지면 매우 실망한다는 고객 비율이 40% 이상이면 성공이라고 봤는데, 90%가 나왔죠. 모수가 많은건 아니었지만 자신감을 얻기엔 충분했습니다. Stage 1의 첫 관문을 통과한 것입니다.




PMF 검증하기


성장에 집중

PMF도 MVP와 동일하게 NPS 및 션 엘리스 테스트로 판단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최소 150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해서 신뢰도를 확보하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본격적인 학원 등록 시기(2~4월)에 최대한 고객을 확보하는게 필요했죠. 구매 Funnel의 앞단을 담당하는 온라인 마케팅에 집중하였습니다.


VCF서울은 제품 특성이 곧 다른 곳과 차별화된 USP(Unique Selling Point)였기에, 이를 강조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SNS Paid 마케팅으로 홍보하며 전환율을 측정하였습니다. 성과를 분석하고, 매주 콘텐츠를 리뉴얼했습니다.


우리가 정한 1분기 Key Result 2가지는 회원 수 350명 달성, NPS 80% 달성 이었습니다. 아쉽게도 회원수는 200명만 달성 했지만, 두 번째 KR을 판단하기엔 충분한 숫자였습니다.



PMF 검증 결과

요 근래 엄청난 성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테슬라(Tesla)의 NPS가 96.6점 이라고 합니다. NPS의 만점이 100점인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수치입니다. NPS가 높다는 것은 고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시장을 혁신하는 제품을 제공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VCF서울의 PMF 평가 결과


전체 고객 중 절반 이상이 응답한 조사결과는 감동적이었습니다. NPS 90%, 션 엘리스 테스트 92.66%의 경이로운 결과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축구교실 비즈니스의 테슬라 같은 제품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죠. Stage1의 두 번째 단계도 클리어 한 것입니다.


사실 점수가 아니라 고객들이 점수를 준 이유가 우리를 더 기쁘게 했습니다. 무료 체험같은 가격적 부분이 아닌, 제품의 본질인 교육과 시스템에 대해 고객들이 좋은 만족도를 나타냈기 때문입니다.

만족도조사 중 일부 발췌



3개월이 지난 22년 6월에는 고객 수 360명, NPS는 80점대 중후반을 유지하며 시장에 안착했습니다. 일반적인 축구교실이 초기 1~2년 동안 소수 고객에게 집중하고, 3~4년차부터 자연스러운 바이럴에 의한 회원 증가를 이루는 것에 비해 몇 배는 빠른 성장을 이뤄낸 것 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목적지는 여기가 아닙니다. 올바른 스포츠 문화가 확대되기 위해서는 최소 200개 이상의 센터를 전국 방방곳곳에서 운영해야 합니다. 운영 시스템을 더 고도화 하여 운영 효율을 높여야 하고, 많은 지점을 교육할 코치도 양성해야겠죠. 우리는 이제 겨우 첫 발을 뗀 것에 불과합니다.







오프라인 비즈니스에서 PM은 어떻게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저는 Product Manager으로 VCF서울에 합류 했습니다. 많은 PM은 스케일업이 쉽고 유망한 IT 비즈니스에서 커리어를 쌓기를 원합니다. 저 또한 그런 마음이 있습니다. IT Product의 구조를 잘 이해하고 이를 성장시킬 사람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 질 것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진정한 Product Management가 IT 분야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제품은 사람을 위해, 고객을 위해 존재합니다. Software Engineering은 방법 중 하나일 뿐이죠. 고객을 정확히 이해하고, 가지고 있는 자원으로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하는 일을 파악하며, 전략을 만들어 빠르게 실행해 제품을 성장 시키는 것. 저는 이것이 Product Management의 본질이라고 생각하며 일 하고 있습니다.



또 다시 실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하고, 나의 제품은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 생존할 수 있을지 또 고민하겠죠. 그러면서 더 성장해 나갈 것이라 믿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p.s. 현재 VCF서울은 채용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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