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본(Soft) 타입 사용기
저는 12월 2일 부터 슬립부스터 매트리스 에어본(Soft) 타입에서 잠을 자고 있습니다.
지난 주로 이제 7개월차가 되었는데요.
오늘은 겨울, 봄, 여름을 경험한 슬립부스터 에어본(Soft) 매트리스 후기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매트리스 구매를 고민 중인 분들이 있다면,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ㅎㅎ
(개인적인 소회를 쓰는거라 아래부터는 반말로 작성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슬립부스터 창업을 생각하기 직전, 망가진 허리를 고치기 위해서 수십개의 매트리스를 누워봤다. 불면증 경험도 있었기에 잠자리 만큼은 좋게 만들고 싶었다.
백화점이건 아울렛이건 염치 불구하고 앉아보고, 누워보고, 수 없이 자세를 바꿔가면서 나에게 맞는 느낌이 뭔지 찾았다.
어떻게든 문제를 찾으려는 직업병 때문일까. 좋아하는 느낌보다 ‘싫어하는 느낌’ 4가지를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1. 딱딱하면 안된다. 허리가 뜨면 안되기 때문.
2. 푹신한건 좋지만 지나친건 싫다. 적절한 지지력은 확실히 필요하다.
3. 늪에 빠지는 느낌은 싫다. 바로바로 몸을 감싸줘야 한다.
4. 더위가 느껴지는 매트리스는 싫다.
그리고 이 조건에 부합하는, 아주아주 유명한 S사의 매트리스 중 하나를 찾았다. 하지만…
“1,000만원”
견적서를 받았을 때, 0이 하나 더 붙은줄 알았다. 퇴사 후 수입이 불안정하던 나로서는 엄두가 나지 않는 금액이었다.
슬립부스터 매트리스의 개발은 여기서 시작되었다. 잠자리에 예민하고, 허리가 아픈 내가 누웠을 때에도 편안한 매트리스를 직접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구름 위에 둥실 떠 있는 느낌”
첫 느낌은 솜사탕처럼 부드럽고 포근하지만, 그 속에는 몸을 확실히 받쳐주는 지지력이 느껴진다.
에어본 매트리스를 처음 누웠을 때는 생각했던 것 보다 약간 탄탄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1주일 정도 지나자 굳어있던 내장재가 부드러워지면서 내가 상상했던 ‘이상적인 느낌’이 그대로 느껴졌다.
7개월차에 접어든 지금도 그 느낌은 변함없다. 좀 더 자세히 느낌을 정리하면…
첫 느낌은 포근하고 푹신하다. 포근한 이유는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부드러운 경도(단단함)의 고탄성 폴리우레탄 폼을 올렸기 때문이다. 무게 만큼 매트리스가 들어가는게 느껴진다. 덕분에 옆으로 누웠을 때도 어깨가 아프지 않다. 똑바로 누웠을 때도 충분히 들어가서 허리의 굴곡을 거의 빈틈없이 메꿔준다.
몇 분 누워있으면 지지력이 느껴진다. 누군가 허리를 밑에서 위로 떠받치는 듯한 은은한 감각이다. 고탄성 폼 특유의 탄성과 고회전의 스프링 덕분에, 자연스럽게 받쳐주는 느낌이다. 그리고 어느 시점 부터는 ‘절대 이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은은하지만 확실한 지지력이 있다.
나는 에어본을 쓴 뒤로 수면 자세가 바뀌었다. 태아자세(옆으로 누은 자세)에서 정자세(똑바로 누워 자는 것)로. 사실 옆으로 자는 나를 위해 푹신한 에어본을 만들었는데, 에어본에선 정자세로 바뀌었다는게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정자세로 자는 지금, 훨씬 더 편안한 수면을 하고 있다.
자세가 바뀐 이유는 ‘지지력’ 때문이다.
나는 엉덩이가 큰 체형이라, 허리의 곡선이 다른 사람 보다 조금 깊은 편이다. 때문에 쿠션감이 조금만 부족해도 허리가 뜨는 느낌이 들고, 자고 일어나면 허리가 불편했다. 지난 수 년동안 메모리 폼 매트리스를 사용했던 이유다. 몸울 충분히 감싸주기 때문에 뜨는 곳이 없어서.
하지만 메모리 폼 매트리스가 ‘지나치게’ 들어간다는 점이 문제였다. 크고 무거운 엉덩이 중심으로 몸이 U자로, 심하게는 V자로 접히는 느낌이 들었다. 허리에 좋지 않은 수면 자세였다. 너무 푹신한 매트리스 때문에 불편했고, 허리를 편하게 만들기 위해 옆으로 자는 습관이 생겼다.
슬립부스터 에어본에서는 옆으로 잘 필요가 없었다. 허리 굴곡을 감쌀만큼 충분히 푹신하지만, 지나치게 들어가지 않도록 확실한 지지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Full Memory Foam 매트리스에 비해 스프링이 포함된 Hybrid 매트리스가 가지는 장점이기도 하다. 나에게는 하이브리드 매트리스가 더 맞는 형태였다.
메모리 폼 매트리스는 더웠다. 온갖 매트리스 브랜드가 쿨젤, 오픈셀 등을 강조하는 이유도 메모리 폼이 덥다는걸 숨기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소재 일부를 개선한다고 해도 원료가 가진 본연의 성질을 이기기는 어렵다. 5년 넘게 겪었을 때, 메모리 폼 매트리스는 확실히 덥다.
슬립부스터 매트리스는 만들 때 부터 더위를 고려했다. 나와 재원님 모두 더위를 무지막지하게 잘 타는 사람이었고, 우리 둘 다 메모리폼을 쓰면서 더위 때문에 고생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메모리 폼을 사용하지 않고, 열을 머금는 성질이 현저히 적은 ‘고탄성 폼’만을 사용했다.
메모리폼을 쓸때는 여름에 에어콘을 틀어도, 자고 일어나면 잠옷에 땀이 흥건했다. 침대와 닿은 부위는 매우 더웠다. 뜨겁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고, 더위 때문에 잠에서 깨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에어콘이나 선풍기로 방 온도를 쾌적하게 유지만 하면, 자연스러운 온기만 있을 뿐 덥거나 뜨겁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더위 때문에 잠에서 깬 적도 아직은 없다.
슬립부스터의 설계 수명은 10~15년이다. 7개월 밖에 지나지 않은 지금은 내구성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 실제로도 첫 달 받았을 때 느낌과 지금 느낌 사이에 전혀 차이가 없다.
많은 분들이 매트리스를 구매할 때, 꺼짐에 대해 걱정한다. 높이의 변화. 그리고 느낌의 변화다.
물리적으로 매트리스 높이가 변화하는건 거의 불가능하다. 정말 강력한 힘이 작용해야만 가능하다. 높이의 물리적 변화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느낌의 변화는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특히 30kg/㎥ 이하 저밀도 폼을 사용하는 제품에서 잦다. 보통 100만원 이하 가격대로 판매하는 제품에서 꺼지는 느낌이 빠르게 찾아온다.
1,000만원대 매트리스에 들어가는 50kg/㎥ 고밀도 폼을 사용한 슬립부스터 매트리스에서는 근 시일내에 일어나지 않을 일이다. 반 년 넘게 쓴 지금까지 느낌의 변화는 없다.
메모리폼 매트리스를 쓸 때 아쉬웠던 점은, 계절마다 느낌 변화가 있었다는 점이다.
겨울엔 단단한 느낌, 여름엔 너무 말랑한 느낌이 났다. 이는 내구성 보다는, 소재의 특성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메모리 폼은 온도가 낮을 때는 단단하지만, 높을 때는 부드러워진다. 이는 점성을 내는 첨가물과, 통기성을 보완하기 위한 ‘오픈셀’ 구조 때문이다.
고탄성 폼을 사용한 슬립부스터는 한겨울인 1월과, 한여름인 7월에도 같은 느낌이다.
"7개월이 지나도 끝나지 않는 허니문."
어떤 제품이건 허니문(Honey Moon) 기간이 있다.
하루 이틀 만족하지만 일주일 뒤 부터는 불만이 속출하는 제품이 있는가 하면, 일주일은 괜찮은데, 한 달째 부터 불만이 생기는 제품들.
하지만 슬립부스터 에어본 매트리스는 아직도 허니문 기간이다. 내가 6개월 이상 사용하는 제품 중 허니문이 끝나지 않은 제품은 슬립부스터 에어본 매트리스가 (거의)유일하다. 매일 잠자리에 들 때마다 기분 좋은 느낌으로 누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가장 기쁘다.
또 하나 기쁜 사실은, 좋은 기분을 나만 느끼는게 아니라는 것.
공동창업자인 재원님이나, 네이버에 올라오는 장기 후기에서도 긴 시간이 지났음에도 만족하는 후기를 볼 때마다, 우리가 만든 제품이 얼마나 좋은 제품인지 깨닫고 있어서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