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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B Nov 30. 2024

롱블랙 컨퍼런스 (1): 디자이너, 경영을 말하다

2024 롱블랙 컨퍼런스 참관기 1부

쟁쟁한 연사들로 시작 전부터 큰 화제가 되었던 롱블랙 컨퍼런스. 

Day 1에 운이 좋게 참가할 수 있었다. 오전 9시 30분부터 시작한 행사는 시작부터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만큼, 참가자들의 열기는 남달랐다. 롱블랙 컨퍼런스에서는 디자인, 마케팅,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창의 산업의 리더들이 모여 자신들의 경험과 통찰을 나누었다. 특히 첫 세션을 장식한 조수용 전 카카오 CEO와 김봉진 배달의민족 창업자의 대화는 깊은 여운을 남겼다.



"모든 일을 10억짜리 프로젝트처럼"


전 카카오 CEO이자 현재 매거진 B의 발행인인 조수용은 최근 출간한 '일의 감각'을 통해 일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가 들려준 한 가지 예시는 오랫동안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친구가 볼펜 디자인을 부탁했을 때와 10억짜리 프로젝트로 볼펜을 디자인할 때, 같은 마음으로 일하시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나도 두 상황에서 완전히 다른 태도를 보일 것 같았다. 친구의 부탁이라면 적당히 디자인해서 마무리하겠지만, 10억짜리 프로젝트라면? 볼펜의 역사부터 파고들어 철학을 정립하고, 컨셉과 전략을 세우며, 클라이언트와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방향성을 다듬어갈 것이다.


조수용은 말한다. 모든 일을 10억짜리 프로젝트를 대하는 마음가짐으로 해야 한다고. 그것이 바로 일의 본질을 파악하고 감각을 만들어가는 길이라고.



마케팅은 전략이고, 브랜딩은 철학이다


김봉진 전 대표의 이야기는 또 다른 차원의 통찰을 제공했다. 그는 노자마케팅, 공격마케팅 등 자신에게 영향을 준 책들을 소개하면서, 특히 강자와 약자의 전략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약자가 전면전을 벌이는 건 자살행위죠. 약자는 게릴라전을 펼쳐야 합니다. 좁은 영역에서 빠르고 날카롭게 공격하고, 강자의 공격이 오면 재빨리 피해야 합니다."


이런 원칙은 너무나 당연해 보이지만,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종종 잊혀진다. 나 역시 이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 회사가 이런 기본 원칙들을 잘 지키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디자이너,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


특별히 인상 깊었던 것은 두 사람 모두 자신을 '디자이너'라고 정의한다는 점이다. 그들에게 디자이너란 단순히 미적, 경험적 개선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며, 여기에는 당연히 사업적인 문제도 포함된다.


오늘 컨퍼런스를 통해 나는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물었다. 

내가 하는 일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 일을 왜 하고 있는가?
정말 필요한 일인가? 

조수용 대표의 말처럼, 이런 근본적인 물음이야말로 우리가 일의 본질을 파악하는 첫걸음일 것이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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