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아티언스 2024: AI 시대의 예술, 그 경계를 넘어서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G-Artiance 2024 커넥팅위크에 다녀왔습니다. '과학기술과 예술의 융합'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AI 시대를 맞이한 예술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카이스트 CT 대학원 원광연 명예교수님,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님, 오준호 레인보우로보틱스 CTO, 박남희 백남준 아트센터 관장님, 김명석 KAIST 산업디자인학과 명예교수님 등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비전을 공유했습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생성형 AI가 예술계에 가져올 변화와 그 가능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행사의 인상적인 순간 중 하나는 펄스나인의 'AI 아이돌' 이터니티의 공연이었습니다. 실제 사람의 동작을 기반으로 AI가 가공한 아이돌의 모습은 흥미로우면서도 동시에 여러 질문을 던졌습니다. 아이돌 문화에서 핵심인 '진정성'과 '팬덤'이 AI와 만났을 때 어떤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수 있을까요? 현재로서는 다소 어색하고 이질적인 느낌이 있지만, 이는 새로운 예술 형식이 등장할 때마다 겪어온 과도기적 현상일 수 있습니다.
넥스트 젠 토크에서는 새로운 세대의 예술가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AI 시대의 예술을 해석하고 도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XD랩의 최정윤 연구자는 다다이즘을 통해 MBTI와 LLM의 틀을 벗어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습니다. 관객들의 실시간 참여를 이끌어내는 QR 코드 활용과 함께, 기술에 대한 맹목적 수용이 아닌 비판적 성찰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습니다.
신매체 스튜디오의 조영각 대표는 GenAI를 활용한 다양한 비주얼 실험을 선보였고, Jay Tseng은 Art/entertainment, Brand/communication, Service/User experience의 세 가지 카테고리를 통해 뉴미디어 디자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행사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H-art Project의 라이브 인터렉션 공연이었습니다. 그랜드 피아노의 연주가 실시간 AI 비주얼라이제이션으로 변환되는 과정은 청각과 시각의 경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예술 경험을 제시했습니다. 김호진 H-ART 대표는 AI 비주얼라이제이션이 클래식 공연의 몰입도를 높이는 동시에, 관객의 개별적 해석 여지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몇 가지 중요한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1. 사진의 등장이 회화의 개념을 바꾸었듯이, AI는 예술의 정의를 어떻게 변화시킬까요?
2. AI 시대의 예술가에게 필요한 고유한 철학과 미적 감각은 무엇일까요?
3. AI로 인해 예술 향유 방식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4. NFT와 같은 디지털 아트의 가치는 어떻게 평가되어야 할까요?
현재 AI 예술은 기존의 미학적 기준에 기반한 데이터를 학습하여 작품을 생성합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AI와 예술가의 협업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예술이 탄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 'AI 미학'이라는 새로운 예술 철학의 탄생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G-Artiance 2024는 단순히 기술과 예술의 만남이 아닌, 새로운 예술 패러다임의 탄생을 예고하는 자리였습니다. AI가 예술 제작을 민주화하는 동시에 예술의 본질에 대한 더 깊은 철학적 고민을 요구한다는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합니다. 앞으로 AI와 함께 열어갈 새로운 예술의 지평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