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세상에서 하나님 나라를 시작해야 한다"

by 바람


"여호와여 내가 깊은 곳에서 주께 부르짖었나이다"
(시편 130:1)



"또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
(누가복음 17:21)



시편 130편 1절에 나오는 '깊은 곳'은 내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자리를 의미한다. 이러한 깊은 곳에서는 가치의 우선순위가 바뀌기 마련이다. 비본질적인 것들이 사라지고, 본질적인 것들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하이데거가 말했듯이, 인간은 죽음과 같은 불안 상황에서 본래적 실존을 찾고자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누구나 죽음을 앞두고서는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에 도전하지 않았던 지난 날을 후회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조금이라도 덜 후회하며 죽을 수 있도록 지금 이 순간 본질적인 것들에 집중하도록 하자.


이러한 생각은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인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이야기다. 기독교인들은 하나님 나라를 어떠한 자세로 기다려야 할까? 어떤 사람들은 그냥 별 생각없이 상투적으로 하나님 나라가 온다는 표현을 타성에 젖으며 뱉어댄다. 마냥 기다리기만 하면 때가 될 때 알아서 찾아오는 기성 잡지처럼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님 나라에 대한 진정한 기다림의 자세가 아니다. 기다리는 대상이 가장 기뻐하는 것을 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니 지금 이 세상에서 하나님 나라를 시작해야 한다. 진정 하나님 나라를 믿고 기다린다면 바로 지금부터라도 하나님 나라에 없을 것 같은 것들을 내 삶에서도 없애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김기석 목사가 말한 것처럼, 하나님을 믿는 것은 단순히 기존 세계에 적응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질서로 가득한 세계로 재구성해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