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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hil lee Sep 01. 2020

손녀 뺑소니범 쫓는 치매 할머니... 그 감동 스토리

[미리보는 영화] <오! 문희>로 만나는 나문희의 모든 것



 

배우 나문희가 거친 코미디 추격극의 중심인물로 나섰다. 그것도 알츠하이머를 앓는 노인으로 말이다. 그간 <아이 캔 스피크>(2017)과 <수상한 그녀>(2017) 감동 드라마 및 코믹 캐릭터를 맛깔스럽게 소화한 명배우기에 이번 영화 <오! 문희> 역시 기대를 모을 만하다.


지난 작품과 다른 점이 있다면 '좌충우돌 농촌 수사극'이라는 홍보 문구에서 알 수 있듯 액션 요소도 가미됐다는 사실이다. 나문희는 극중 오문희 역을 맡아 어린이 뺑소니 교통사고의 실마리를 풀어간다. 영화는 불같은 성격의 황두원(이희준)과 그의 엄마 오문희, 그리고 문희의 조카 송원장(박지영) 등이 두원의 딸 보미(이진주)의 사고 범인을 쫓는 일종의 코믹 액션 추격극이다.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가볍고, 경쾌하다. 뺑소니 사고라는 끔찍한 사건이 소재지만 이를 심각하게 부각하거나 강조하지 않는다. 


이 작품은 롯데크리에이티브 공모전 시나리오 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은 바 있다. 할머나-아빠-손녀, 이렇게 3대에 걸친 인물을 주축으로 각 캐릭터가 서로에게 품고 있는 애정과 미움, 애틋한 감정을 전면에 부각한다. 특히 두원의 심리가 꽤 복잡다단하다. 알츠하이머 증세가 심해지는 문희로 인해 아내는 아이를 두고 집을 떠났고, 아이마저 한밤중에 사고를 당하고 만다. 

   


▲ 영화 <오! 문희> 관련 사진. ⓒ CGV 아트하우스

    


▲ 영화 <오! 문희> 관련 사진. ⓒ CGV 아트하우스

 


영화 중후반까지 문희에게 큰 원망의 마음을 품고 있는 두원이 사건을 함께 추적하면서 마음이 풀리고 용서하게 되는 과정이 꽤 감동적으로 묘사돼 있다. 다만 각 인물의 전사와 사연을 강조하고, 코미디 요소를 살리기 위해 넣은 여러 설정들이 다소 산만하게 이어져 있어 이야기 자체가 늘어지게 다가오기도 한다. 


이 영화로 장편 상업 영화 데뷔를 알리게 된 정세교 감독은 영화 <명량>으로 천만 관객 대열에 합류한 김한민 감독과 함께 이순신 장군을 주목한 다큐멘터리 <명량: 회오리 바다를 향하여>를 연출하기도 했다. <오! 문희> 또한 김한민 감독이 기획 및 제작을 맡았는데 '김한민 사단'으로 의기투합한 신인 감독의 패기가 엿보인다.


두원의 직업이 보험사 직원,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문희가 알츠하이머 증세가 심해지는 노인이라는 점에서 <오! 문희>는 철저한 기획 영화의 전형을 보인다. 여기에 선의로 이들을 도우려는 이웃의 존재, 사사건건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 방해가 되는 몇 캐릭터의 등장 역시 상업 영화로서 나름의 구색을 맞춘 결과로 볼 수 있다.


영화적으로 투박할지언정 <오! 문희>가 잡으려 했던 재미나 웃음 포인트들은 죽지 않고 제법 생기있게 남아 있다. 배우 나문희와 이희준의 모자 호흡 또한 예상보다 훨씬 뛰어나다.



한줄평: 희생과 헌신의 아이콘을 넘어 입체적 캐릭터가 된 어머니 
평점: ★★★☆(3.5/5)


             

영화 <오! 문희> 관련 정보


감독: 정세교
출연: 나문희, 이희준, 최원영, 박지영, 이진주
제작: 빅스톤픽쳐스
제공 및 배급: CGV 아트하우스
러닝타임: 109분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개보: 2020년 9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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