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는 속이는 것에서 시작한다. 나쁜 냄새를 가리고 혐오스러운 모양을 덮는다.
날것은 대체로 솔직하다. 생긴 모양 그대로 드러내며 고유의 냄새를 풍긴다. 피와 비린내, 형태가 불분명한 살점들은 썩어가면서 썩는 기색을 숨기지 않고 비린 것은 끝까지 비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냄새를 덮고 색을 바꾸고 질감을 속이는 과정을 요리고 부른다.
불을 켜 팬을 달구고 기름에 파와 마늘을 다져 넣어 향을 낸다. 그 순간부터 요리는 진실을 숨긴다. 상한 냄새는 향신료로 덮이고 혐오스러운 빛깔은 간장과 고추장으로 칠해진다. 고추는 의심을 매운맛의 통증으로 밀어낸다. 날것의 모습은 가려지고 변형된 것들이 접시에 오른다. 이런 과정을 정성이라 부르지만 실은 은폐에 가깝다.
그릇에 보기 좋게 담는 과정조차 시각을 속이는 일이다. 배치, 색의 조합, 소스를 흩뿌리는 일 등은 무엇을 먹고 있는지 잊게 만든다. 소고기는 가니쉬와 더불어 아름다운 접시 위의 예술 작품이 되고 살아있던 생선은 살아있는 것이 된다. 때로는 꽃잎처럼 펼쳐진다.
오랫동안 보관하기 편리하도록 말린 채소는 물에 젖어 불면서 그간 보냈던 시간을 희석한다. 갖은양념이 더해져 무침, 조림, 나물, 국 등이 된다. 묵은 채소는 시간조차 왜곡하며 내 입맛을 관대하게 만든다.
요리는 기만이다. 냄새를 덮고 색을 바꾸며 시간을 왜곡한다. 그 꾸밈에서 나오는 맛은 기만을 허락할 만큼 대단한 쾌락이다. 그리하여 나는 기꺼이 속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