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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루 MuRu Jul 13. 2020

왜 우리는 똑같은 사건, 상황을 각자 다르게 인식하는가

똑같은 사건, 상황이라도 결국 본인이 어디를 주목하느냐, 과거 무엇을 경험했느냐, 어느 것을 더 잘 알고 있느냐, 어느 것을 더 선호하느냐 등에 따라 다르게 심지어 반대로 인식하게 되는 게 인간이다.


상대에 대해 '아니,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어떻게 저렇게 생각할 수 있지? 이 모든 사실과 상황과 증거가 보이지 않나?'라고 충격과 의문, 실망이나 혐오 혹은 분노를 가지지만, 많은 경우 그 상대도 나에 대해 같은 충격과 의문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렇다고 무조건 둘 다 옳거나, 둘 다 틀렸다인가 하면 그건 아니다. 소위 옳고 그름은 항상 '혼재'되어 있다.


좀 더 넓게, 좀 더 정밀하게, 좀 더 세밀하게 살펴야 하는 부분들을 성실히 잘 살피면 어느 정도는 정리가 될 수 있다. 그 정리가 되기 전까지는 서로가 서로를 '비이성, 비상식, 틀림' 혹은 '악마'로 보게 되기도 한다.(물론 각자의 입장, 목적, 의도에 따라 결코 함께 정리할 수 없는 지점이 존재할 수도 있고)


그렇다고 무조건 중립과 중간이 답이 아니다. 중립과 중간에서 '멈추어서 움직이지 못하면' 그 역시 또 하나의 극단일 뿐이므로.


누구에게든 자신의 자리가 '자연'이다. 최대한 성실하게 자신의 자리를 당당하게 지키되, 언제든 새롭게 드러나는 것에 의해 바꿀 수 있음, 업데이트할 수 있음. '기존의 자리 지킴'이 절대시 되지 않는 것. 현재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서투르게 '전부'로 여기지 않는 지혜.


자신의 앎과 주장을 자기와 동일시해서, 스스로가 만든 주장과 앎을 지키는 것이 자기를 지키는 것이라 착오하지 않는 것. 심지어 '나'라는 앎에 대해서조차도.


다른 누가 아닌 자신을 위해.


그러면서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게 우리가 할 일이겠다. 물론 그 과정 중엔 우리가 기꺼이 경험해야 할, 때론 쉽고 때론 어려운 숱한 일이 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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