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물 속의 고기는 물을 알 수 없다.
태어날 때부터 물 속에서 살아온 물고기는
'물 아닌 것'을 경험해 본 적이 없기에
'물'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물'이 대상화되지 않기에
분리, 객관화시켜 그 정체와 본질을 착파할 수 없다.
심지어 그 어떤 '물 아닌 것'을 상상한다 해도
그 바탕이 물이기에
그것은 결국 '물'이 된다.
결코 물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고 가정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고기가 물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있다.
그것은,
'모든 것이 단지 물임'을 깨치는 것이다.
글자 그대로 '모든 것'이다.
한 치의 예외도 없이.
심지어 물고기 자신마저도.
대부분 여기서 길을 잃는데,
정확한 안내가 있으면
오래 걸리지 않아
제대로 끝을 보게 된다.
이 메타포의 해석은 하나로지 정해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여러 대응이 가능하다.
그 중 하나는, '물'을 '언어를 바탕으로 한 인간의 사유 기능'으로 보는 것이다. 혹은 좀 더 확장한다면, 인간의 '의식 기능' 혹은 '의식' 그 자체로 볼 수도 있다. 혹은 인간의 '모든 앎'도 좋다.
그 외 여러 방식으로 응용 및 적용이 가능하다. 가령 이 물을 '진리'나 '깨달음'이라 할 수도 있다. 혹은 '마야(환영인 세상)'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