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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루 MuRu Oct 07. 2015

물 속의 고기는 물을 알 수 없다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물 속의 고기는 물을 알 수 없다.


태어날 때부터 물 속에서 살아온 물고기는

'물 아닌 것'을 경험해 본 적이 없기에

'물'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물'이  대상화되지 않기에

분리, 객관화시켜 그 정체와 본질을 착파할 수 없다.


심지어 그 어떤 '물 아닌 것'을 상상한다 해도

그 바탕이 물이기에

그것은 결국 '물'이 된다.


결코 물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고 가정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고기가 물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있다.


그것은,

'모든 것이 단지 물임'을 깨치는 것이다.


글자 그대로 '모든 것'이다.

한 치의 예외도 없이.

심지어 물고기 자신마저도. 


대부분 여기서 길을 잃는데,

정확한 안내가 있으면 

오래 걸리지 않아

제대로 끝을 보게 된다.




이 메타포의 해석은 하나로지 정해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여러 대응이 가능하다.

그 중 하나는, '물'을 '언어를 바탕으로 한 인간의 사유 기능'으로 보는 것이다. 혹은 좀 더 확장한다면, 인간의 '의식 기능' 혹은 '의식' 그 자체로 볼 수도 있다. 혹은 인간의 '모든 앎'도 좋다.

그 외 여러 방식으로 응용 및 적용이 가능하다. 가령 이 물을 '진리'나 '깨달음'이라 할 수도 있다. 혹은 '마야(환영인 세상)'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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