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에서

평일 오후 3시 - 20.06.17

by 워타보이 phil

잠실 롯데월드몰 안에 있는 서점 아크앤북에 왔다. 주말엔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던데 평일엔 비교적 조용하다. 점심시간을 막 지나서인지 여기저기 꿈나라로 간 분들도 보인다.


이 서점이 마음에 드는 이유 중 하나는 널찍한 창문 사이로 석촌호수를 훤히 볼 수 있는 전망에 있다. 창문 앞에 놓인 소파는 책 읽는 사람들로 항상 인기가 좋다. 또 다른 좋은 점은 책 속에 빠져들고 싶은 분위기인 것 같다. 책을 받치고 있는 여러 개의 아치형 기둥이 입구에서부터 나를 반기는 느낌이다. 아치의 끝은 편안한 의자와 책상 그리고 잔잔한 조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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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서점에서 편하게 앉아 책 읽을 수 있는 문화는 언제부터 생겼는지 궁금해진다.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책을 사니 서점은 새로운 경험을 주는 공간으로 진화한다는 사업적 관점 말고 다른 생각들도 있을 것 같은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낮 시간에 어디서 쉬고, 시간을 보내고, 만남을 가졌던 걸까. 지금처럼 카페가 많지도 않았을 텐데 말이다.


세상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 그 속도에 무섭기도 하고 예전의 작은 추억들이 떠올라 아련하기도 하다. 분명 누리는 게 많아졌는데 소중한 어떤 것들이 사라지는 느낌이다. 이런 세상에 살면서 스스로의 삶을, 일상을 기록하지 않으면 결국 나에게 남아 있는 건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본다. 그래서 누군가에겐 아주 바쁠 수도, 누군가에겐 나른할 수도 있는 평일 오후 3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나의 언어로 나의 생각을 남겨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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