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잉박스가 정의한 스타트업

스타트업이 하는 일을 바탕으로 정의한 스타트업

by 박현진

팔로잉박스는 구성원이 나와 공동창업자 두 명인 3달 된 신생 스타트업이다. 우리는 7일 중 적으면 6일, 많으면 매일같이 보는 사이고 하루의 절반을 2평의 같은 사무실에서 함께 보낸다.

자연스럽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이 글은 그중 '스타트업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우리들이 나눈 이야기를 정리했다.


공동창업자와 다르게 나는 스타트업이라는 집단에서 일한 경험이 없고, 관련된 사람들을 겪어본 경험도 없었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하기 전까지 나 또한 '스타트업'이라는 단어에 명확한 정의를 내리지 못했었다. 사실 스타트업에 너무 다양한 정의가 있고, 무엇인가 하나의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 어려운 성격이 있다.

하지만 나부터 그랬지만,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싶다' 혹은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싶다'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스타트업이 무엇이고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물으면 명확하게 대답하기 어려워한다.

막연하게 수평적인 기업 문화에서 자율적으로 멋진 일을 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혹은 리스크를 감당하고 치열하게 끊임없는 성과 위주의 도전을 하는 하는 집단을 떠올리기 하며 또 혹은 몇몇 기존 유명 스타트업들의 모습을 떠오르기도 한다. 나아가서 '왜 중소기업은 싫고 스타트업은 좋냐'에 대해 물으면 머리가 더 복잡해지게 된다.


우리는 스타트업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를 스타트업이 하는 일을 기반하여 내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타트업이란 '가설 검증'과 '가치 복제'의 정삼각형을 추구하며 성장하는 기업이다.

스크린샷 2021-01-16 21.50.39.png

가설 검증이란 한마디로 '도전'이다. 모든 사업에서 도전은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지속적으로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하는 작은 혁신을 만든다. 사업 전략, 업무의 방식, 사내 문화, 복지 등 전방위적으로 스타트업들은 가설 검증을 시도하며 혁신과 발전을 추구한다. 가설 검증은 스타트업의 가장 근간에 있는 DNA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가설 검증의 대부분이 누군가가 지나온 길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길을 찾기 위해 리소스가 많이 들며 무엇보다 성공보다 실패의 확률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 스타트업들은 사업의 가장 핵심 영역의 가설 검증을 이루어 생존과 성장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Seed 투자에 목말라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린스타트업이라는 작은 리소스로 가설 검증이 가능한 방법론이 주목받기도 하였다.

이런 문제 속에서 스타트업이 하나의 기업으로서 생존과 성장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가치 복제'이다. 가치 복제는 가설 검증된 것을 복제하여 기업의 수익성 증대와 생존을 이루는 것이다.


가설 검증과 가치 복제의 개념과 흐름에 대해서 예를 들어 설명하겠다.


1. 어느 날 누군가가 길가에 있는 배달 전단지를 보았다. 그리고 '종이 전단지가 아닌 휴대폰에서 배달 전단지를 모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이를 통해서 편하게 음식을 배달시킬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쉽게 배달음식을 먹을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가설 수립)


2. 그리고 실제로 간단한 앱을 만들고 자신의 동네에 앱을 홍보하여 가설을 증명하기 위한 시도를 하였다. 몇몇의 난관과 개선 과정들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앱을 사용하게 되었다.(가설 검증)


3. 앱의 반응은 매우 좋았고, 그는 자신의 지역구를 대상으로 배달 관련 앱을 확장하였다. 이미 가설을 검증했던 자신의 동네처럼 아무런 문제 없이 앱은 좋은 평가를 받았고 자연스럽게 수익이 발생하였다.(가치 복제)


4. 그는 '휴대폰을 통한 편한 배달'이라는 가설은 이제 확실히 증명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새 경쟁 앱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수익성은 낮아져만 갔다. 그는 깊은 고민에 빠졌고 '브랜딩과 차별화된 광고전략'이라는 키워드에서 새로운 가설을 수립하고 검증해나갔다.(새로운 가설 수립과 검증)


간단한 예시지만 가설 검증과 가치 복제의 흐름에 대해서 설명하였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가설 검증, 혹은 가치 복제의 한쪽으로만 치우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스크린샷 2021-01-16 21.54.32.png
스크린샷 2021-01-16 21.55.13.png

위의 그림 중 가설 검증에 치우친다면 결국 생존확률과 수익성이 낮아질 것이고 성장이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가치 복제에 집중한다면 점차 경쟁력과 성장동력을 잃고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다. 따라서 가설 검증과 가치 복제의 균형인 정삼각형이 스타트업으로서 안정적이며 건강한 성장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개념의 정의에 대해 어디선가 인상 깊게 읽었던 글을 이야기하고 싶다.


시인 김춘수의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당시 글에서 이 시를 개념의 정의의 중요성괴 연결 지어 설명해주었다. 시에서 내가 이름을 부르기 전에는(정의가 없던 상태) 그것은 꽃도 무엇도 아닌 하나의 몸짓에 불과했다. 하지만 내가 그의 이름을 부르자(정의된 상태) 그는 꽃이라는 것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이 정의가 스타트업이라는 개념의 정의는 아니다. 그저 수많은 정의 중 '스타트업이 하는 일'을 바탕으로 팔로잉박스에서 정의한 것일 뿐이다. 아마 국내외 여러 스타트업 사례에서 반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개념에 대해서 하나씩 정의해나가야 추상적 개념의 본질에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글이 여러분들께서 스타트업이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정의 내리는 것에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작가의 이전글스타트업이란 것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