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피비 정 Oct 30. 2019

 58년 생 쉐보레 코벳  

중국 여행 가기 전 1

2019년 10월 12일부터 20일 까지, 9일간 홍콩에서 시작해 새로 생긴 홍콩-주하이 다리를 달려 중국 남쪽 끝  하이난 아일랜드(해남도)를 찍고 다시 홍콩으로 돌아오는 클래식 카 클럽의 여행에 참가했다. 고생스러운 여행은 별로 안 해본 피비 아줌마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열흘이 지나서야 여독이 풀리는 정도. 여행 당시에는 투덜투덜 다시는 이런 여행 하지 말자고 다짐했던 내가 여독이 풀리니 도저히 잊히지 않을 당시의 추억들과 클래식 카의 매력에 빠져 슬금슬금 58년생 올해 61세 드신 할머니 차 코벳(58 Chevrolet Corvette)에 대한 기록을 여행기와 함께 남겨 보려 한다.



2019년 새해 들어서자 남편이 차 매매 사이트를 보여주며 이차 어떠나고 묻는다. 차에 대해서는 광기에 가까운 애착을 보이시는 아저씨라 그러려니 하면서 대충 들여다보는데도 이차는 색다르게 말 그대로 비우티풀하시다. 클래식 카가 없음에도 홍콩 클래식 카 클럽에 들어 카 클럽 모임에 가면 다른 차들을 기웃거리며 침을 흘리시던 양반이 맘에 드는 차가 나왔나 보다. 별로 차에 대해 관심 없던 나도 솔깃해져 날 잡아 차를 보러 갔다.

60년이 넘은 차라서 여기저기 낡은 구석이 눈에 팍팍 들어왔다. 게다가 58년 당시에는 차에 에어컨도 없던 시절, 파워 스티어링도 없고 운전대가 커서 운전대와 좌석 사이에 남편의 다리가 끼어 운전하기가 불가능해 보였다. 조수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찾으니 그것도 없네..... 외장은 철제가 아닌 파이버 글라스란다. 옛날 차라 전자식이 아니라서 모든 것이 올드 스타일로 버튼으로 올리고 내리는 창문도 아니라 열심히 손잡이를 돌려야 창문이 움직이고,  하드 루프와 소프트 루프를 다 갖춘 컨버터블이지만 하드 루프탑은 볼트를 하나하나 돌려 빼서 들어 옮겨야 하고, 운전석 조수석 문도 열쇠로 일일이 잠가야 하는 시동 걸면 덜덜덜덜 소리나는 차....ㅠㅠ, 이곳저곳 앤틱 한 구석이 많이 낯설지만 왠지 정이 가는 차였다.


홍콩 신문에 실린 우리 차

대부분의 동양인들은 클래식 차를 살 때 운전 하기에 완벽하게 세팅된 차를 고르는 반면 서양 차 마니아들은 낡은 차를 구입해 고쳐나가는 프로젝트를 즐긴다고 한다. 남편은 그 망할 프로젝트를 강조하며 호주로 이사해 살 땐 내가 이차를 몰게 될 것이라는 콧바람을 내게 솔솔 불어넣어 준다.

 이 녀석이 홍콩에는 단 하나뿐이라서 차주가 부르는 게 값이라지만 다행히 차주가  호주에서 구입해 홍콩으로 가져와 등록을 마친  차라서 운전대가 오른쪽에 있고 (미국 차는 왼쪽 운전대) 차 가격의 100퍼센트인 홍콩 등록비도 낼 필요가 없다. 따지고 보면 비싸도 홍콩에선 비싼 게 아니라는 것. 그래도 손볼곳이 많다는 이유를 들어 적당히 네고해서 구입하게 되었다.

정비소에 도착

우선적으로 영어가 통하는 클래식 카를 많이 만져 본 정비사를 찾아야 했고, 차를 소개해 준 케네스가 압 레이 차우의 영국 정비사 톰을 추천 해 주었다. 그리고 대대적인 수술 작업. 대충 차에 문외한인 나의 지식으로 에어컨 달고, 배터리 바꾸고, 파워 스티어링 운전대에 운전대 폭도 좁은 것으로 바꾸고, 라디오도 블루투스 뭐시기로 바꾸고, 휠도 반경이 좁은 것으로 교체하고, 뜨거운 열을 막는 인슐레이션도 깔아야 하고..... 등등...... 외형은 괜찮은 수준이라서 우선 편안히 달릴 수 있도록 내장 수술만 하였는데도 꽤 많이 손을 보는 것 같았다.

부속품을 미국에 주문에 배달되어 고쳐야 하기에 배달 기다리는 시간도 오래 걸려서인지 6개월 만에 정비가 다 되었다는 연락을 받기까지 남편은 퇴근해서 돌아오면 온라인으로 차 부속품 쇼핑으로 시간을 보내고, 매주 토요일은 압 레이 차우 정비 공장으로 출근을 하시었다. 올해의 반은 코벳 재생의 시간이려나.


한 여름이 되서야 대충 정비가 끝나고 나온 차를 주차장에 갖다 놓고 주말에 드라이브를 하러 나갔다. 클래식 카 클럽의 중국 해남도 드라이브에 참여하기 전에 시운전을 몇 번 하면서 더 손볼 곳을 찾아 리스트를 만들어 다시 압 레이 차우로 가야 한다. 덜덜 거리며 주차장을 내려와 칭마 대교를 들어서기 전 신호등에서 엔진이 멈췄다. 헐, 가슴이 철렁.

운전대에 내가 앉고 남편이 밀어서 간신히 인도로 옮겨 놓고 남편 왈  '

기름이 떨어진 것 같아.'

계기판이 새것인데 맞추지 않아서 기름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통에는 없었던 것이지.

그리하여 남편은 택시를 잡아타고 정유소에서 작은 통으로 두통의 기름을 깔때기와 함께 사 오셨다. 기름을 드시더니 차가 움직이신다. 덜덜덜....

그다음 주, 원래 장착돼 있던  부속품을 춘완에 있는 스토리지로 옮기기 위해 차를 몰고 가셨다. 한참 후 메시지로 보내온 조수석 앞쪽에서 뽀얗게 스팀이 나오는 사진. 히터 쪽에서 뭔가 연결이 잘못된 것 같아 우선 히터는 필요 없으니 선을 빼서 히터 연결을 막았다고 걱정 말란다. 중국 갈 날은 얼마 안 남았는데 바닥에 인슐레이션도 깔아야 하고, 계기판도 손봐야 하고... 갈길이 먼 듯싶었다. 바로 정비 공장으로 몰고 가 나머지 정비를 했다.

정비를 마치고 나온 차, 시승을 하는데 전보다 바닥에서 뜨거운 열도 안 나고 달리는 것도 부드러운 듯했다.

'이제 중국 몰고 갈 수 있나 보다.'

중국을 홍콩 차가 달리려면 검사를 받고 중국 운전 허가서를 받아야 한다.  카 클럽에서 단체로 가기 때문에 같이 가는 차들이 옌롱의 검사소에서 함께 검사를 받는다. 검사받는 날 아침 일찍 차를 몰고 옌롱으로 달려가신 남편, 즐겁게 잘 도착했다고 사진과 함께 메시지가 왔다.

검사장 도착

'이제 검사받고 허가서 받으면 중국 땅을 이 차로 달리게 되는 거구나' 하는 맘에 설레면서 기다리는데, 몇 분 후 날아온 한통의 사진.

중국 갈 수 있을까?

너무 길면 지루 하니 다음 이야기로......^^


우리 차가 되기 전 방송 탔던 것.

Automobile Magazine Interview Featuring 歐陽應霽, Kenneth Wong from Classic Insider & 1958 Corvette C1


Classic Insider on 無線電視財經台 TVB Finance 理財有道 Investment Tips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