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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리 Feb 23. 2016

두 번째 롤

자신감

필름카메라 첫 롤을 확인한 뒤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다. 내가 생각하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는 뭐 그런.


두 번째 롤은 인물 사진을 담고 싶었다. 물론 내 카메라에 담긴 지인들이 원치 않을 가능성이 높기에 이곳에는 올리지 않는다.


두 번째 롤에 지인들을 담아보니, 최고의 피사체는 역시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앞모습, 뒷모습...어디를 찍어도 자신만의 느낌을 뿜어낸다.


일단 사진을 보도록 하자.


1. 경복궁 영추문

경복궁의 서문이다. 아마 서촌 나들이를 온 사람들에게는 익숙할 것이다. 지인과 점심식사를 하고 산책하다 처음으로 관심을 갖고 영추문을 바라봤다. 사실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만 뚫어지게 쳐다봤지, 서문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영추문. 이름 그대로 '가을을 맞이하는 문'이라는 뜻이다. 참 좋은 이름. 이름만으로 마음을 쓸쓸하게 만든다. 가을이 되면 또 사진으로 남겨야지.

참, 반대편 동쪽문은 건춘문이란다. 봄을 세우는 문. 이 문도 조만간 카메라에 담아봐야겠다.


2. 아버지 뒷모습

아들의 다림질하는 모습이 답답해 직접 나서는 아버지.

셔터를 누를 당시에는 몰랐는데, 결과물은 느낌이 먹먹하다. 뒷모습이라 그런가보다.

예전에 '등연기'라는 말을 들은 적 있다. 등으로 감정을 표현해 연기한다는 의미다. 나는 이 말의 참 뜻을 드라마 연애시대에서 손예진의 연기를 보면서 알 수 있었다.

물론 아버지의 뒷모습 사진을 보기 전까진.


3. 서울 골목

서울 골목을 보면 사진을 남기게 된다. 새로운 느낌을 받아서 촬영하게 되는 것 같다.

사람 사는 곳에 골목이 있는게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유독 서울의 골목은 그렇게 느껴진다.

이 곳은 서촌의 한 골목.

큰 길을 건너면 눈이 휘둥그레 해지는 건물들이 빼곡히 자리잡은  탓일까.

앞으로 몇 장의 서울 골목 사진을 찍게 될까.


4. 인제 자작나무숲

여자친구와 인제 자작나무숲을 찾았다. 사진 실력이 부족한 탓에 제대로 모습을 담진 못했지만, 확실한 것은 장관이라는 점이다.

눈을 정화시켜주는 새하얀 나무들이 빼곡히 서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방문했을 당시 하늘이 청명하지 못했었던 것이었다.

새파란 하늘과 새하얀 나무가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두 번째 사진은 필자다. 두 번째 롤에는 사람을  담았다는 사람이 인물 사진을 너무 안올리는 것 같아서...


5. 청주 친구집

언제부터인가 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것 보다 집에서 조용히 술을 마시는 걸 좋아하게 됐다.

술 마시고 귀가해야 하는 귀찮음도 해결할 수 있고, 마음껏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집이란 곳이 얼마나 편한가.

이날은 청주 소재 공기업에 취직해 이곳에서 자취를 하는 친구집에 갔다.

남자치곤 상당히 깔끔하게 잘 해놓고 살던 친구.

물론 내가 술마시고 다 어질러놨다.

고마웠어 친구.


6. 풍경

난 풍경 사진에 대한 욕심이 있다. 멋진 풍경을 보면 사진으로 남겨서 두고두고 보고 싶기 때문이다. 문제는 실력. 도대체 풍경 사진은 어떻게 찍는거야.


캐논 AE-1 / Kodak ColorPlus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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