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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JINism Jul 01. 2015

사진 & 카메라라는 이름의 폭력

사진을 촬영하는 최소한의 예의

안녕하세요? 무진군입니다. 처음으로 브런치에서 글을 써봅니다.

 얼마 전 문래동의 한 사진 작업실이자 갤러리를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미팅을 마치고, 문래동 거리를 걸어 볼까 해서 돌아 다니던 중 이전엔 없었던 표지판이 있더군요. 간단히 "촬영문화" 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초상권과 프라이버시는 따로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문래동에는 많은 철강회사가 들어가 있고, 특이한 거리 풍경을 보이곤 합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진  동호회분들이나, 개인 적으로도 촬영을 많이 가곤 하는데, 조금 생각해 보아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이전엔 보이지 않던 이 표지판은 왜 생긴 것일까요?

 간단히, 누군가의 가족이고, 그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공간을 무단으로 촬영하는 분들 때문에 생긴 표지판입니다. 카메라와 렌즈가 향하여 담아 낼 때에는 피사체에 대한 배려가 들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이  표지판을 보면서 떠올랐던 것은, 무단으로 촬영을 함으로써 발생하는 프라이버시 침해와, 동물원의 동물 보듯 카메라를 들이 댄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입니다.


 blog.MUJINism.com이란 블로그에서도 한번 작성한 글 입니다만,  이전부터 촬영을 할 때에는 '예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삶의 일부를 담아내는 행위였으니까요. 과거 필자는 간이역에서 연작 작업을 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곳의 역장님  역무원분들과 친해지고, "촬영에 대한 허가"를 얻고.. 일련의 모든 과정들이 작업의  일부였습니다. 항상 연락처를 적은 명함을 들고  다니기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런 표지판이 생긴 이유는, 아마도 많은 분들이 무단으로 촬영을 해서 발생한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마디 말을 건네거나, 음료수를 건네며, 촬영을 해도 되냐고 물으면, 과연 저런 표지판이 생겼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럼 해외는 어떠한가?

 저는 게티이미지 소속으로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게티이미지에서 이미지를  제출할 때에는 초상권을 포함 촬영된 지역의 재산권도  포함해서 허락을 득해야, 비로소 판매가 가능한 사진이 됩니다. 물론 그 점도 확실히 프라이버시가 포함된 공간이어야 하지만요.


 최근에 야생동물 사진이나, 동식물을 촬영을 하면서  훼손되는 기사를 접하게 되면서, 왜  이럴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진을 촬영하는 행위는 분명 그 피사체의 시간의 일부를 기록하는  행위입니다.

 먼저 촬영을 해도 되는지 허락도 없이, 촬영을 한다던가, 혹은  사진을 위해서 자신의 작품 활동을 위해서 동식물이나 환경을 훼손/변형을 가해도  좋은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저는 절대  아니다.라고 말 하고 싶습니다.


 세상을 바꾼 많은 사진들은, 분명 논란이 있는 사진도 있지만 피사체에 대한 이해를 통해 현실감을 주고 있습니다. 단지 피사체를 촬영함으로써 작품성이 발생하는 것은 그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캔디드 촬영이라는 말 하나로 카메라를 든 누구던 피사체인 다른 이의 초상권을 함부로 득할 수는 없는 것이겠지요. 만약 작가의 의도상 캔디드 촬영을 원할 경우 먼저 촬영하고 보여 주고 허락을 득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러기 위해 개인 명함이나, 전화번호 교환, 혹은 메일로 사진을 보내 주는 것이 옳은 방법입니다.


 그러면 제안해 봅니다.

 1. 인물이 들어간 사진을 촬영했을 때에는 반드시 허락을 받는다.(먼저 받느냐 혹은 촬영 후에 받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2. 카메라는 벼슬이 아닙니다. 피사체를 촬영하기 위해 어떠한 행동을 하더라도 죄가 되지 않는 면죄부를 받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욕심으로 훼손되는 것은 없는지 한번 판단해 봐야 합니다.

 3. 동물을 촬영할 때에는 플래시 사용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낮에 사용하는 경우는 양반입니다만, 심야에 야행성 동물에게 사용하거나 낮에도 동물을 흥분시키는 행동은 당연히 하면 안됩니다.

 4. 사유지에서 촬영을 할 때는 사유지에 대해서 촬영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공공의 장소여도 촬영이  금지되어 있는 곳에서는 촬영을 하지 않는 것이  예의입니다.

 5. 공연 촬영을 할 때 위의 모든 것이 다 허락되었다고 해도, 플래시 사용은  자제해야 합니다. 공연의 흐름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까요. 물론 흐름에 방해가 안되고 조명 사용에 대해 허락을 득했다면, 사용해도 되겠지요.


 모든 촬영은 피사체와 관련된 것에 대해 허락을 득해서 촬영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번쯤 자신의 카메라가 향한 곳에 대해 무단으로 촬영하는 것은 폭력적이다 라는 생각을 해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마치  정당화하는 말만 보면.. 폭력과 다를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멋져 보여서  찍었어요..."라고 말 할 수 있겠지만, 원치 않게 촬영되는 사람으로서는 기분이 어떨까요? -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천차만별이겠지만 그 반응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는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촬영을 (캔디드 촬영일 경우) 한 후에 허락을 득할 수 없다면,  공개되면 안되겠지요. (공개 하지 않는다고 일련의 과정에 대한 당위성이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또한, 떳떳이 피사체가 된 분들에게 보여 드릴 수 없는 사진이라면, 그것이 바른 주제를 가진 사진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은 배려로 촬영 되어야 합니다.

                        서로(촬영자와 피사체)  배려하는 촬영 문화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욕심을 내세우는 작품 보다는 그 대상을 존중하게 되길 소망해 봅니다.




                   이 글에 포함된 글과 사진에 대한 저작권은 ⓒ 2015 Je Hyuk lee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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