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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hotomaniaG Apr 23. 2020

1강 _ 오리엔테이션

나의 사진 이야기를 펼치며..

 너무나도 긴 장고였다. 사실 긴장도 되고 나름 걱정을 많이 했었다. 이전에도 사진학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쓴 이력이 있으나 내 딴에는 너무 어설프고 잘 모르는데 나름 노력한 학생의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사진을 배우기 시작한 때가 2007년이었다. 수능점수만 보고 입학지원을 했었는데 그중에 먼저 붙은 데가 성남에 자리한 신구대 사진영상미디어과였다. 사진의 '사'자도 모르던 나는 그저 비싼 카메라를 만질 수 있다는 희망과 낭만적인 캠퍼스 생활을 꿈꾸며 다른 학교는 다 뿌리치고 사진을 배우기 시작했던 것이다.

물론 캠퍼스의 낭만(?)은 전부 내 머릿 속에 상상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은 입학식 이후 며칠이 지나지 않은 때였지만...


 아무튼 그렇게 사진을 배우다 보니 점점 재미가 들렸고, 어느 순간엔가 나 자신이 사진에 완전히 심취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고 사진가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늘 가슴에 품고 있는 다짐을 세겼다.


"절대 무의미한 사진을 찍지 말자"라고.


 하지만 그런 다짐이 지켜지기는 힘든 순간들이 많았다. 내가 찍고 싶은 다큐멘터리 사진과 사진예술 쪽은 상당히(즉, 대체로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의) 빈곤함을 가져오는 분야였기 때문에 마음에도 없는 광고사진을 배워서 현장에 뛰어들어야만 했었다. 물론 광고사진도 나름 고도의 미적 기술을 요하며 아이디어 싸움도 굉장히 치열한 분야였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아도 정말 나와는 죽도록 성격이 맞지 않은 곳이었다.

그렇게 나는 적응하지 못하고 한 스튜디오에 나왔다 들어갔다를 8년 동안 지속하다가 결국 광고사진 자체를 그만두게 되었다. 원인을 굳이 밝히자면 인간관계의 문제였고 전적으로 나의 괴상한 성격 때문에 생긴 불상사였다.


어찌보면 '사회 낙오자 또는 부적응자가 이제 와서 왜 남들을 가르치려 들까'하는, 이 글을 읽는 여러 사람들이 당연히 가질 수 있는 의문일 것이다.


분명 나는 사회생활 낙오자에, 부적응자, 괴짜인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나도 사진을 사랑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 나를 아는 사람은 심하게 욕을 할 수 있다. 그만큼 20대를 개판으로 살아왔고 미덥지 못하게 보여진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나는 이 글을 써야겠다.

왜냐하면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누군가 사진을 가르쳐달라고 할 때, 그 때 만큼은 열과 성의를 다해서 가르치고 싶기 때문이다. 돈 때문도 아니다. 단지 사진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이전에 보지 못했던 다양한 작품들이 많이 공개되고 사람들 사이에 공유되어서 사진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나아가 미술계의 큰 시장을 형성하는 모습을 꿈꾸기 때문이다.


....


 사족이 너무 길었다. 왠지 푸념을 늘어놓는 느낌이라 여기까지하고 바로 본론으로 넘어와서 앞으로 이 글을 통해 알려줄 사진에 대한 기본을 알리고자 한다.


먼저 카메라에 대한 소개와 함께 렌즈, 관찰하기 연습, 노출(그 19금 노출은 절대 아니니 오해마시길... 사실 나도 처음에 그렇게 오해했음ㅠㅠ),  프린트, 역사와 철학 이야기, 사진에 대한 오해와 편견, 그리고 내가 꿈꾼 사진가 이야기 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아무쪼록 분명 부족한 부분도 있겠지만 나름 용기내고 쓰는 글을 너그럽게, 재미삼아 봐주셨으면 한다.



2020년 4월


독자님들께 올림.


출처 : 포토마니아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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