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우의 첫 어린이집 입소를 앞두고
내가 거의 먼저 한 일은 아이 옷을 엄청 많이 산 것이다.
아이 실내복, 야외복 등등...
혹시라도 ‘워킹맘이 바쁘니깐 아이 옷에 신경 못 썼네’라는 얘기는 듣기 싫었고
워킹맘이라는 선입견도 지우고 싶었다.
아이에게는 ‘어린이집에 가야 한다’는 얘기를 끊임없이 해줬다.
“윤우야 이제 몇 달 뒷면 어린이집 가야 하는데~~~ 흑흑흑”
어린이집 단어만 나와도 눈물이 나왔고
사실 그렇게 많이 눈물을 쏟아내서... 오히려 복직할 때는 그 정도의 눈물이 나지 않았다.
아이를 처음 어린이집에 보내면 거의 감기, 기침, 콧물은 달고 산다.
아이도 여러 친구들과의 적응에 안간힘을 쓰니깐... 아이대로 힘들고.
워킹맘들이 복직한 뒤 사표를 생각하는 순간이 바로 ‘아이 아플 때’이다.
아이가 갑자기 아플 때, 계절별 유행전염병, 또 어린이집 어떤 친구가 수족구여서 ‘우리아이도 수족구가 의심된다며 바로 병원으로 데려가 보라’는 등의 전화를 받기도 했고...
나 역시 윤우가 어린이집 다니기 시작했을 때 연차, 반차를 많이 썼다.
한 번은 윤우가 열이 올라서 새벽에 응급실을 간 적이 있는데,
당시 당직선생님이 ‘요로감염’일 수도 있으니... 윤우 옷을 탈의하고 종이컵에 ‘오줌’을 받는 검사를 해야 했다.
당연히 2살 아이가 ‘오줌을 누라’고 하면 바로 눌 수도 없는 상황이었고... 점점 더 출근시간이 가까워졌다.
나는 이미 연차, 반차를 너무 많이 쓴 상황이라... 남편이 윤우와 함께 있기로 했는데...
윤우가 아빠에게 힘없이 안겨 있는 모습이 정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 와중에 지각할까 봐 전전긍긍하고, 이렇게 출근하는 내 모습이 난 또 왜 그렇게 비참했을까?!
내가 회사에 도착하고 나서 얼마 후에 남편이 ‘윤우가 오줌을 눠서 집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그래도 일은 손에 안 잡히고...
후배가 ‘커피 마시러 가자’고 해서 엘리베이터를 타는 순간,
‘아이가 아픈데 난 커피 마시러 갈 생각을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에 또다시 눈물이 쏟아졌다.
그때는 누가 툭 건드리기만 해도 눈물이 흘렀다.
윤우가 열이 올랐던 건 돌발진, 흔히 돌 때쯤 오는 ‘감기’였다.
아이가 아플 때마다 ‘워킹맘, 회사, 사표’와 관련한 생각들이 반복되지만,
아이가 점점 어린이집에 적응하면서 강해지듯이
나 역시 점점 더 단단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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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복직 첫해, 나는 나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그야말로 정신이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정말 하루하루를 열정적으로 생활한 것 같다.
그때 어떤 부장님이 아이가 몇 개월인지 물어보면서
“조금만 지나면 괜찮아져”란 말이 주문처럼 와닿았다.
지금 우리아이가 5살인데, 우리아이보다 더 어린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닐 때면
나는 오지라퍼처럼 ‘저 아이 엄마, 아빠는 얼마나 마음이 저릴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나처럼 지금도 이런 고민을 하는 모든 부모님들께
한 가지 확신한 사실을 얘기하자면, 아이가 자랄수록 아이도 부모도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