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의 인사
12월,
이맘때면 사람들은 지나온 열한 달을 돌아봅니다. 정말 잘 살았어, 후회 없는 날들이었어. 대부분의 우리는 이러지 못하고, 하-- 먹먹한 한숨으로 반성을 시작하지요. 돌아서서 보는 곳에는 언제나 아쉬운 슬픔이 이쪽을 쳐다보고 있는 법. 조금 더 잘 대해줄걸... 그때 그러지 말 것을... 미안하다는 말을 꺼내지도 못했는데 일 년의 뒷모습이 보이고 있습니다.
나의 어제는,
'좋은 과거'였는지? 아울러 지금은 좋은 과거를 만들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사람들은 좋았던 기억으로부터 오늘을 사는 힘을 얻습니다. 추억이란 그것이 슬픈 것이든지 기쁜 것이든지 그것을 생각하는 사람을 의기양양하게 한다고 어느 작가가 말했습니다. 슬픈 추억일 때는 고즈넉이 의기양양해지고, 기쁜 추억일 때는 소란스럽게 의기양양해진다고. 사람이 살아갈 힘을 주는 추억이 좋은 추억입니다. 서로 조금씩 욕심을 줄여 좋은 과거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과거는 언제나,
우리 뒤에 있는 걸까요? 그렇진 않습니다. 미래에서 기다리고 있는 과거도 있으니까요. 사람들은 추억이란 이름으로 지나간 과거를 싸맨 채 미래로 가져갑니다. 좋은 과거인지 나쁜 과거인지 모른 채. 여기저기서 추억의 보자기가 풀려 과거와 미래가 뒤섞여 버렸습니다. 이제는 나타날 과거도 있을 수 있게 되었고, 떠나간 미래도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아, 이 혼돈 속에서 어떻게 현재를 살아야 할까요.
더 이상,
과거나 미래 때문에 방황하지 말아야 합니다. 과거를 후회하지도 미래를 두려워하지도 말자는 것입니다. 그저 지금 이 순간이 편하고 좋으면 되는 겁니다. 좋은 오늘이 좋은 어제로 바뀐다는 사실과 좋은 현재가 좋은 과거로 축적된다는 믿음. 그 믿음 하나만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2월의 뒷모습이 절반쯤 보이는 날에 넋두리 같은 인사 한 번 드려봅니다. 내년에는 좋은 과거 365개만 함께 만들어 보자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