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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씀 Sep 02. 2024

저무는 것들


노을이 지기 시작했다. 우리 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잔디밭에 앉아 한동안 그것을 바라보았다. 엄마가 지는 태양에서 시선을 거두지 않은 채 말했다. 아름답구나. 저무는 것들은. (박상영, '대도시의 사랑법' 중)



그렇구나,


저무는 것들은 아름다운 거구나. 지는 해를 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은 나도 지는 쪽에 서 있기 때문일 것이다. 힘껏 던진 공처럼 높이 뻗어 나가던 시간은 지나고, 이제 하나 둘 내려놓으며 착륙하는 시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부디 나의 저무는 모습도 아름답기를 소망하는 저녁떻게 해야 아름다울 수 있을지 고민이 된다. 



아마, 


아름다운 곡선을 그려야 할 것이다. 직선으로 내리 꽂히는 추락은 아름답지 않을 것이다. 저문다고 말할 수도 없을 것이고. 해가 지는 표정은 매일매일 다르다. 그것을 보고 있는 사람의 수만큼이나 다양하다. 따라서 우리가 저무는 모습도 때로는 아름답기도 하고, 때로는 아니기도 할 것이다. 아름다움을 쫓는다면 저물어 갈 존재로서, 저물고 말 존재들에 대하여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때가 되면 사라질 사각명함 같은 것들과 저절로 돌아갈 무형의 가치들에 더 이상 매달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지금,


나의 관심사는 '누더 높이 올랐나'가 아니라, '누가 더 아름답게 저무는가'에 두어야 한다. 아름답게 저무는 일은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상이치가 그렇다. 뭐든 갑자기 멈추면 사고가 난다알고 있지 않은가. 달리는 것은 계속 달리한다는 것을. 지금껏 바쁘게 살던 삶의 속도를 줄이려면, 브레이크를 나누어 밟는 요령이 필요한 것이다. 멈추어야 할 지점에 이르러 흔들림 없이 편안하게 멈추는 요령 말이다. 



결코,


가볍지 않게 살아온 평생의 삶이다. 그 무게를 감당하는 감속방법은 직선이 아닐 것이다. 긴 포물선이 합당할 것이다포물선이 인생곡선이라 정의한다면, 포물선의 정점이 반드시 꿈을 이루는 지점은 아닐 것이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은 하강곡선 위에서 꿈을 이룰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도 지금부터 감속을 통해 꿈을 이루며 살았으면 좋겠다. 아름답게 저무는 것들에 속했으면 좋겠다. 






일몰은 일출보다 아름답고 화려하다, 그럼에도 눈부시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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