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오늘의 감상글
김 강용, 현실+상(像)
따개비의 사정
by
그방에 사는 여자
Sep 24. 2024
물이 빠져야 보인다.
바위
밑동, 배밑창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그것들.
절대
떨어지지 않고, 악착같이 붙어 있는 따개비.
바닷물이
가득 차 있을 적에는 그곳에 있는 줄은 아무도 모른다. 물이 빠져나가야만 모습을 드러낸다.
한때는 파도를
따라가고 싶었을 것이다.
시커먼 밑창이나 지키며
들러붙어 있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가고 싶어 하염없이 일렁이는 마음을 어루만졌다. 흔들리는 몸뚱아리를 더욱 단단히 붙잡아 매었다.
세상은 저토록 넓다 한다.
무한한 의미를 찾아 마음이
용 솟을 때마다 바위에 몸을 바짝 대었다. 이제는 뿌리가 내리고 바위가 되어 간다. 누가 알 것인가? 따개비의 사정을.
무엇을 위해 있는 것인지 잊어 가며, 깊은 곳에서 파도가 치면 피리를 불었다. 세상아 너무 그리 너만 아름답지
말어라. 나도 이제는 바다를 품었단다.
물이 차면 보이지 않는다.
누가
알 것인가? 따개비의 사정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keyword
바위
한때
현실
15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그방에 사는 여자
삺을 사랑하는 50대의 여자 사람 입니다. 문득 돌아 보니 껍대기만 남은것 같은 삶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자, 희미한 과거의 기억을 길어 올립니다.
구독자
64
제안하기
구독
우리에겐 환상이 필요해!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