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o 36

in Denmark, meanwhile

by phrase of haus


vilo는 덴마크어로 ‘쉼’의 상태를 뜻한다.

애써 멈추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풀어지는

시간.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


36은 내가 머무는 기숙사 방의 번호다.

낯선 나라에서 처음으로 나에게 허락된 아주 작은 공간,

그리고 그 안에서 비로소 시작된 느린 하루들.


phrase of haus는 내가 머문 자리에서 태어난 문장들이다.

방 안에 오래 남아 있던 공기, 창으로 스며드는 빛의 각도,

하루가 끝나갈 무렵에야 비로소 떠오르는 감정들.

크고 분명한 사건보다, 말로 옮기지 않으면 사라질 것 같은 사소한 순간들을 붙잡아 적는다.


이 글들은 어디로 향하는 기록이 아니다.

도착보다는 체류에 가깝고, 목표보다는 상태에 머문다.

잘 살아내기보다는,

그저 존재해도 괜찮은 시간을 배우는 과정이다.


vilo36은 하나의 주소이자 하나의 마음이다.

나를 재촉하지 않는 공간에서,

나와 나 사이의 거리를 천천히 좁혀가는 이야기.

머무는 동안 비로소 생겨난 문장들에 대하여

기록해보려고 한다.




Meanwhile, living at Vilo36 in Denmark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