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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시선 Nov 04. 2022

플랜비 스쿨,  엄마를 변화시키는 학교

홈스쿨 스토리 4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이십 년 넘게 했다. 아이들의 영어 실력을 올리고, 수학 실력을 올리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이었다. 내가 원한 것은 아이들의 근본적인 변화였다. 높은 자존감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이었다.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고 힘차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살아가는 사람이 되길 원했다.

  그래서 가르치는 과목 외에도 책을 읽히고, 대화를 나누고, 좋은 곳이 있으면 데려가서 보여주고 만나게 하고..갖은 노력을 다했다. 될 때까지 했다.

  아이들은 금방 바뀌었다. 무슨 말을 듣느냐에 따라 생각이 달라지고 행동이 달라지는 것이었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실컷 갖은 노력을 다해서 아이들을 바꿔놓았는데, 이 아이들이 집에만 가면 다시 어둡고 부정적이고 우울해져서 왔다. 자기는 할 수 없다고 해봤자 안된다고 그러는 것이었다. 집에만 가면 다시 이상해져서 오는 이 패턴을 분석해보니..그랬다. 엄마가 문제였다. 엄마들은, 심지어 아이들의 나아지는 모습에도 불안해했다.


바꾸고 싶었다. 그러나..

내가  아이의 엄마가 되지 않는 ,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같았다.


  홈스쿨의 경력이 쌓여서, 홈스쿨링하는 엄마들과 독서모임을 하며 엄마들을 가르치게 되었다. 엄마들의 생각을 바꾸는 것은 좀 더 고차원적인 노력이 필요했지만, 엄마들이 바뀌었을 때 그 결과는 놀라웠다. 아이들은 그 즉시 바뀌고, 엄마와 아이가 달라지니 한 가정이 완전히 변화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더더욱 엄마들에게 집중하게 되었다. 나의 모든 실패와 시행착오들이 도움이 되었다.

  공부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엄마들을 가르쳤더니 쓸데없는 교구, 책 사느라 돈 들이지 않고도 원어민처럼 영어를 하는 아이들이 배출되었다.

  늘 가족들을 시달리게 했던 엄마들의 내면이 안정되고 건강해지자 가족 모두가 행복해졌다.  



  플랜 에이의 실패에 대한 대안으로 내 놓는 것을 플랜비라고 한다.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계획이 있었는데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을 엄마라면 다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실패 덕분에 엄마인 우리는 더 성장하게 되었고, 더 넓어지게 되었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이 아이들이 아니었다면, 타인을 이해하는 아량이 어떻게 생길 수 있었겠는가. 나의 플랜 에이는 망했지만 덕분에 플랜 에이 보다 훨씬 더 좋은 플랜비를 경험하게 되었다.


  잘 키우고 싶은데 안되는 이유를 알아보면 분명히 엄마의 내면의 어떤 지점을 만나게 된다. 잠시 고통스럽더라도 그 부분을 극복하는데 집중하면 잠시 후에는 어떤 것도 두렵지 않은 진정한 수퍼우먼이 된다. 모든 엄마들이 다니고 있는 "홈스쿨 - 아이 키우는 학교"에선 세상 어떤 곳에서도 배울 수 없는 가장 값진 것을 배울 수 있다. 엄마인 우리의 역량을 가장 많이 끌어올려주는 학교가 바로 이 홈스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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