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교육의 본질을 찾아서

학부모들 눈치 보며 진도만 빼는 교육은 지양해야 한다

by 강대유 이삭 캉

며칠 전 모르는 전화번호로 연락이 왔다.

낭랑한 여자분의 목소리였고 아이의 피아노

레슨 상담 전화였다.


피아노 선생님이 2번이나 바뀌었고

첫 번째 교사는 바이엘로 가르쳤으며

두 번째 교사는 알프레드로 가르쳤다고 한다.

내 프로필 중 알프레드 전문교사 수료라고 적힌

부분이 있어 바로 연락했다고 했다.

요점은 책을 바꾸고 싶지 않으니 계속 알프레드로

가르쳤으면 좋겠고 보통 체르니 30까지 치려면

몇 개월 만에 끝낼 수 있는지 집요하게 물어댔다.

그리고 알프레드로 요즘에는 피아노 안 가르치는데

아이가 뒤쳐질까 걱정된다는 푸념까지....



얘기를 듣고 바로 들었던 생각은 아이를 절대 받지 않아야겠다는 생각과 도대체 피아노 교육을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되묻고 싶었다.


"어머님의 피아노 교육 목적이 무엇인가요?"


"아~ 진도 빨리 나가는 거요~"


"죄송하지만 저는 진도만 빼는 그런 교육은 지향하지 않아서요. "


물론 이해한다. 우리 시대 때만 해도 피아노 교육은

마치 태권도 학원에서 검은띠를 따는 형식의

승급제도로 운영되었다. 바이엘과 체르니가

피아노의 수준을 결정짓는 도구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세계적으로 정말 좋은

피아노 교재가 많이 나와있고 교재에 따라

음악성을 개발하고 예술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표현하도록 교육하는 교사들은

얼마든지 많다.


수십 년에 걸쳐서 피아노 교육이 발전하고

그 다양성에 맞는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이때에

진도만 고집하는 학부모가 아직까지 있다는 것(알고는 있었지만)에 참 착잡한 마음이었다.


한국은 피아노 강국이다. 쇼팽 콩쿠르 우승자, 부조니 콩쿠르 우승자, 제네바 콩쿠르 우승자,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자 배출뿐 아니라 세계적인 콩쿠르에 나가면 상위 입상의 비율이 매우 높다. 그만큼 한국의 피아노 음악 교육이 콩쿠르에서 먹히는 나름의 비법이 있을 것이며 어린 시절 음악을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과 과정이 많은 장점이 되리라 생각한다.

곧 KPOP 에 이어 한국 피아노 교육에 대해 세계가

주목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미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교수님께 들은 얘기인데,

독일은 학생들이 거의 연습을 혼자 하기 때문에 집중해서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은 입시생들은 거의 학원 연습실에 감금(?)시켜 놓다시피 한다. 어쩌면 이 방법이

한국 피아노 교육의 독보적인 시스템일 수 있다.

이런 시스템은 좋지만 정말 학부모들 눈치 보느라 진도만

빼는 교육은 지양해야 한다. 난 그런 교육을 원하는 부모들의 아이들은 받지 않기로 했다. 예술교육의 가치를 보지 못하는 부모들의 자녀들을 가르치는 것은 '소 귀에 경 읽기'와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