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대유 이삭 캉 Mar 09. 2022

나를 위해 관계를 끊기로 했다.

대화를 통해 좋아질 가능성이 없다면

12년 동안 관계를 유지해 온 지인이 있다. 

서로 좋은 일이 있으면 응원해주고 힘든 일이 있으면 조언을 해주며 함께 했었다.

어떤 관계를 12년이나 유지해 왔다는 것은 서로 신뢰가 있고 부족함이 있어도

그 무언가로 채울 수 있기에 가능하다.

하지만 그렇게 좋은 관계도 결국 선을 넘게 되면 오래가기가 힘들 수 있다.

12년이라는 기간 동안 함께 해 왔기 때문에

 '그냥 그럴 수 있지', '원래 저러잖아.'  하며 넘어가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이 관계의 독이 된다. 

가깝게 느끼는 사이일수록 서로의 선을 지켜줘야 한다. 

12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했기 때문에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 무조건 당연한 것은 아니다. 

어떤 업적을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 돈을 투자했는데, 친한 지인이 와서 

자기도 하고 싶다고 알려달라 한다. 정보를 알려 줄 수 있다. 나의 경우는 많은 정보들을 퍼줬다.

그런데 그 일의 성과를 자신이 일구어 낸 것처럼 말하고 다니거나 그렇게 착각 속에 빠져있다면 불편해진다.

그건 이미 관계의 선을 넘어선 것이다.  이용당하는 느낌이 들거나 무시당하는 감정이 들었다. 

대화를 시도했지만 나의 감정과 느낌은 무시당했다. 자신을 방어하기 바빴다.

시간이 지난 후 대화를 시도해보려 했지만 좋아질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었다. 

그리고 결심했다. 

지인에게 상처받고 애매하게 가지고 있는 힘든 감정을 감당하고 있는 나를 위해 


관계를 끊어 냈다.


SNS를 비롯 전화번호, 카톡, 모든 걸 차단하고 지워냈다. 끊어내고 지워놓고 보니

마음이 너무 후련하다.  그래도 12년 동안 함께 했던 관계인데, 그냥 눈감아 주는 게 

가장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치고 독이 되는 관계는

나를 좀 먹는다. 의리라는 이름으로, 오랜 시간의 관계로 지나치는 순간 나의 마음은 

상처와 답답함이라는 짐을 지게 되었다. 그런 관계는 끊어 낼 용기가 필요하다. 

코로나로 인해 관계 때문에 힘듦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전처럼 대면으로 만나기 힘든 상황에서 

관계로 인한 서운함과 불편함이 쌓아가는데, 오랜 시간 동안 만났던 관계여서 끊어 내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관계를 끊어 내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지만, 나를 좀 먹고 힘들게 하는 관계는 굳이 안고 갈  필요가 없다.

곰팡이는 그냥 두면, 옆으로 퍼져나가 결국 새하얀 벽지를 시커멓게 만든다.

그런 곰팡이와 같은 관계를 굳이 끌고 가지 말자.

내 마음만 시커멓게 멍든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 된 밥에 수저만 올리려는 사람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