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던 이야기 (번외편)
스무 살 겨울에 입사하여 서른 살 겨울이 시작될 때 퇴사를 했던,
나의 20대 전부를 쏟아부으며 10년에 가까운 세월을 함께 한 회사가 어제 문을 닫았다.
더 정확히 얘기하면 이제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에서는 그 흔적을 아예 찾아볼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분신 같은 나의 두 번째 이름인 'HONEY'를 만났고,
빨갛고 하얀 스트라이프의 유니폼이 그저 신났으며,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단골이라며 찾아오는 손님들이 고마웠고,
노동조합을 만들다 밉보여 계획에도 없던 지방발령을 받기도 했으며,
빡빡하게 스스로를 다그치던 책임감으로 어느 날은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고,
모두가 부러워하는 최고 매장의 자리에 올라 박수받던 순간들도 있었으며,
내내 모든 걸 잘 해내고만 싶어 끊임없이 발버둥 치던 내 일상의 전부 같은 그런 곳이었다.
언제부턴가 이 회사가 국내에서 철수한다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할 때부터 심란하던 마음이
정작 그날이 되고 종료 소식이 알려지자 복잡해졌다.
어느 순간보다도 치열하게 살았던 나의 20대 전부가 송두리째 뽑아져 버린 기분이랄까..
당시 나의 일을 누구보다 사랑했던 사람이었던지라 쇠퇴한 회사의 모습도 이미 안타까웠던 나에게
오늘의 이런 소식은 마음을 너무 아프게만 한다.
나의 20대를 가득 채웠던 그곳,
'맛이 즐거운 곳, 티지아이프라이데이스'
치열하게 반짝이던 그 시절을 추억할 공간이 이제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는 사실은 너무 슬프지만,
나의 빛나던 HONEY는 잊히지 않게 오래도록 내 안에 잘 기억해야지...
#굿바이 #TGIF #TGIFrid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