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축구 보러 두바이에도 가고 그러잖아요?
상하이 상강과의 격정적인(?) 8강 2차전을 치른 후, 4강전에서 우린 같은 K리그의 팀을 만나게 됐다.
ACL(아시아챔피언스리그) 이전에도 이미 이번 시즌, 리그에서 세 번이나 만나 세 번 다 우리 팀이 이겼기 때문에 큰 부담감은 없었다. 물론 토너먼트가 주는 긴장감은 있었지만. (리그 마지막 경기에 대해선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 경기 하나'만' 놓고 봤을 때 분명한 오심으로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무슨 당연한 결과니 입 닥치라는 그 오만함들에 진절머리가 난다)
ACL은 4강전, 결승전도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진다.
4강 1차전 홈경기는 상하이 상강과의 8강 2차전 경기력이 그대로 이어졌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압도적인 경기를 보여주며, 4:1이라는 스코어로 2차전 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우위를 점할 수가 있게 됐다. 물론 축구는 다 끝나 봐야 아는 거지만..
3주 뒤에 치러진 2차전에서 비록 1:2로 패배를 하긴 했지만, 합계 스코어에서는 5:3으로 앞서며 드디어 5년 만에 모두가 염원하던 ACL 결승 진출을 확정 짓게 됐다.
당시 하루 앞서 치러진 서아시아 지역 4강전에서는 'UAE'의 '알아인'이라는 팀이 이미 결승 대진에 이름을 올린 상태에서 동아시아 지역의 결승팀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ACL 결승전이라니......
이름만 들어도 벅찬 경기다. 더욱이 5년 전의 아픔이 있었기에 다시 한번 잡은 절호의 기회에 모든 걸 쏟아내야 했다. (ACL 결승전은 이미 K리그의 모든 일정이 종료된 뒤에 치러졌다)
그리고 팀에게 찾아온 이런 엄청난 기회의 경기를 직접 보지 않는다는 건.. 용납을 할 수가 없었다.
4강 2차전이 끝나고 결승전까지 남은 한 달여 시간 동안 우린 살아생전 가 볼일이 또 있을까? 싶은 중동 원정을 떠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열 시간 남짓 걸리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항공권을 예약하고, 숙소를 알아보고, 차도 빌렸다.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었고, 설레는 마음은 감출 이유가 없었다.
맞다. 우린 지금 축구 경기 하나 보러 중동에 가려는 것이다.
2016년 11월 19일 토요일,
중동 원정을 떠날 모든 준비를 마치고 치러진 결승 1차전, 오늘의 이 1차전 경기 결과까지 승리로 가져온다면 정말 이보다 더 완벽할 수가 없다. 36,000여 명이 넘는 관중이 전주월드컵경기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모두가 한 마음으로 팀의 승리를 위한 목소리를 높였다. 긴장감 속에 시작된 경기는 역시나 결승전답게 팽팽하게 흘러가고 있었고, 전반이 끝나도록 양 팀 모두 득점 소식은 없었다. 그리고 후반전에도 서로의 무서운 공세가 이어지던 가운데, 맙소사.. 우리 팀이 선제 실점을 하고 말았다.
'하.. 이러면 진짜 곤란해...... 나 두바이에 갈 거란 말이야..'
하지만 실망도 잠시, 당시 팀에서 가장 중추적 역할을 하는 외국인 선수였던 레오나르도가 실점 7분 만에 벼락같은 중거리슛으로 동점을 만들더니, 이후 채 10분 여가 지나기도 전에 페널티킥까지 성공시키면서 1차전을 역전승으로 마무리할 수가 있게 됐다.
아.. 2차전 원정을 가기도 전인데 벌써부터 울컥해진 마음이 쉬이 진정되지 않는 듯한 기분이었다.
모두가 정말 얼마나 기다려왔던 순간인지......
'드디어 5년 전의 한을 푸는구나, 그래 최소한 2차전에서 지지만 않으면 돼'
(이런 위험한 생각을 안 하려고 해도 왜 자꾸 하게 되냐고요..)
1차전이 끝나고 남은 일주일 동안을 얼마나 초조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날짜만 샜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드디어 다가온 원정 날,
우리 일행은 하루 전인 금요일, 두바이로 향하는 밤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인천공항으로 향했고, 그렇게 하룻밤을 꼴딱 샌 열 시간의 비행 끝에 매일 TV에서나 보던 사막 위의 신세계라 불리는 두바이에 드디어 첫발을 내딛게 됐다.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