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챔피언으로 가는 길

어서 와, 상하이 상강

by Honey

2016년 9월 13일 화요일,


상하이 상강과의 2차전 홈경기가 치러지는, 때는 추석 연휴 바로 전날.

1차전의 결과가 양 팀 모두에게 아쉬운 가운데 치러지는 2차전인지라 사뭇 긴장감이 남다른 경기였다.

더욱이 혹시라도 우리 팀은 상대팀에게 실점을 하는 순간 원정 다득점의 원칙에 따라 무조건 더 많은 골을 넣고 이겨야만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기에 의지를 더 다잡을 수밖에 없었다.


시즌을 치르는 동안엔 리그도, FA컵도 물론 너무나 다 중요하다.

ACL(아시아챔피언스리그)의 중요도가 더 높다고 그 우선순위를 따질 수는 없는 일이지만, 규모나 상금으로만 봤을 때는 국내 대회와 비교가 안 되는 게 현실이었다. 물론 모든 대회를 금액적인 가치로 매길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기에 각각의 경기마다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 또한 분명하다.


토너먼트 대회인 ACL에서 8강전까지 진출한 만큼 팬들의 관심도 얼마나 대단했는지 아무리 연휴 전날이라고는 하나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27,000여 명이 넘는 팬들이 전주월드컵경기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이미 엄청난 열기가 넘쳐나고 있었다.


모두의 긴장감과 기대감을 가득 채운 채 드디어 경기가 시작됐다.

당시 상하이 상강은 잉글랜드 대표팀의 감독까지 역임했던 '에릭손' 감독의 지휘 아래 중국의 국가대표 선수들 뿐만 아니라, 그 유명한 FC PORTO 출신의 무시무시한 '헐크'에, 대한민국 국가대표 수비수였던 '김주영'선수까지 뛰고 있는 그야말로 중국 슈퍼리그 극강의 팀이었다.

하지만 뭐, 우리 전북현대도 만만치 않은 전력이었다.

다수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포진되어 있음은 물론이었고, 특히나 당시 최강이라고 불리던 '좌-레오나르도 우-로페즈' 조합이 무시무시한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경기는 모두의 예상처럼 팽팽하게 흘러갔고, 전반전은 0:0의 스코어로 마무리가 됐다.

선수들만큼이나 간절한 팬들도 하프타임을 통해 다시 한번 결의를 다졌고, 그렇게 모두에게 운명 같은 45분간의 시간만을 남겨 둔 채 후반전이 시작됐다. 원정에서의 경기가 무득점, 무승부였기에 더욱더 간절해지는 순간이었다.


당시 전주월드컵경기장의 응원석을 가득 채운 전북 팬들의 모습 [사진출처-'SBS스포츠' 갈무리]


후반전에도 팽팽한 흐름은 계속 이어졌다.

그러다 후반전 51분, 이재성 선수가 문전 앞으로 패스한 볼을 김신욱 선수가 받으며 바로 뒤에 있던 레오나르도에게 내줬고, 그 볼을 받은 레오나르도가 지체 없이 때린 슈팅이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되면서, 숨통이 트인 첫번째 골에 전주성(전주월드컵경기장)은 열광의 함성으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분위기를 압도하기 시작한 전북현대는 상대 선수의 자책골까지 이끌며 2:0의 스코어로 경기력마저 우위를 점하고 있었고, 그러기를 이 경기의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오게 된 전환점이 생겼으니, 바로 상하이 상강 선수가 무리한 파울로 인하여 퇴장을 당한 장면이었다.

상대 선수의 발에 얼굴을 맞아가면서도 팀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경합을 했던, 당시 수비수 '김형일' 선수의 투혼은 이 경기의 가장 결정적인 장면으로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상하이 상강 선수의 발에 얼굴을 가격 당하는 김형일 선수(좌), 거친 파울을 당하고도 경기에 집중하며 관중의 호응을 유도하는 김형일 선수(우) [사진출처-'SBS스포츠' 갈무리]


이후의 남은 시간에도 팀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고, 레오나르도의 추가골과 동국이형의 멀티골까지 더하며 합계 스코어 5:0의 압도적인 결과로 준결승에 진출하게 된다.

이날의 경기는 지금도 전북현대 베스트 매치하면 손가락에 꼽히는 경기로 남아 있다.

경기력도 경기력이었지만, 결과도 훌륭했을뿐더러, 경기장의 분위기까지 정말 모든 게 완벽했던 날.

(나는 요즘도 기분이 우울한 날이면 이날의 경기를 다시 찾아보곤 한다. 역시 이만한 약이 없지..)



그 어느 때보다도 우여곡절과 아픔이 많았던 시즌이라 그런지 모든 게 더 간절했던 그때.

ACL 준결승에서는 같은 K리그의 팀을 만나게 됐고, 우린 그렇게 결승으로 가기 위한 발걸음을 또 한 번 힘차게 내디뎠다.

모두의 그 간절함을 그대로 지닌 채로..








<배경사진 출처-'이데일리' 기사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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