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짱문 Apr 25. 2019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마지막화

영화 [어벤져스4 엔드게임] 리뷰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없습니다.


  마침내 2008년에 시작되었던 마블의 최종 모습이 그려졌다. [아이언맨, 2008]이 마블의 영화계 공습을 알렸다면, [어벤져스, 2012]의 쿠키영상에서 처음 등장했던 타노스가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10주년의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는 형상이다. 

영화 [아이언맨1, 2008] 속 모습
[어벤져스] 쿠키 영상 속 처음 등장한 타노스


영화계에서 MCU가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또 [어벤져스4 엔드게임](통칭 엔드게임)의 돌풍은 무슨 의미일까? MCU 이전에도 히어로 장르의 영화들은 많았다.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트롤로지, 크리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트롤리지 그리고 그보다 훨씬 이전에는 팀 버튼의 [배트맨]과 크리스토퍼 리브의 [슈퍼맨]도 빠질 수 없다. 모두들 작품성, 흥행 어느 하나 놓치지 않은 작품들이다. 물론 다양한 히어로들을 한 영화에 담아내려는 시도가 마블이 처음은 아니었다. 하지만 처음 세상에 완성품을 꺼내놓은 것은 MCU였고, 보란 듯이 성공했다. 이런 모습은 확실히 마블 영화의 강세를 비단 히어로 무비의 홍수 속에 좋은 시류를 탔다고 여기기에는 반대편(DCEU)의 실패와 비교되어 더욱 독보적으로 보인다.


솔직히 영화 내적으로 평가하자면 [엔드게임]은 [인피니티워] 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노스와의 결투 장면만 봐도 알 수 있다. 전작에서 타노스의 은거지인 타이탄에서 승부를 보려 모인 아이언맨 팀과 스타로드 팀의 합동 공격은 각자의 영웅 별 전투 특성을 극대화해 보여주며 어느 하나 불필요한 존재 없이 훌륭한 액션 시퀀스를 만들어냈다. 물론 엔드게임에서 타노스와 어벤져스 멤버들과의 결투가 그려지지만 확실히 해당 장면만 비교하면 [인피니티워]의 액션 시퀀스가 훨씬 잘 만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마블의 한 챕터를 마무리할 이 작품을 비단 작품 내적으로만 평가하는 것이 옳은 생각일까 의문이다. 영화의 상당한 러닝타임 동안 마지막임을 알 수 있듯이 원년멤버들 각자의 사연을 마무리 짓는 모습들이 비쳤다. 그리고 현명하게도 전편(인피니티워)에서 활약했던 멤버들은 타노스에 의해 사려졌기에 3, 4편을 함께 생각했을 때는 영웅별 비중 면에서도 굉장히 좋은 밸런스를 갖춘 모습이다.

[어벤져스3] 속 타이탄 전투 장면


영화 [엔드게임]은 그동안의 마블 영화들을 사랑해줬던, 그간 10여 년의 역사를 세울 수 있게 도와준 팬들에게 보답하는 영화임에 틀림없다. 루소 형제도 이를 알고, 단순히 영화적인 재미만을 맹목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세 시간의 긴 상영시간 고집과 액션보다는 영웅들의 마지막 서사에 집중한 것은 분명 단순히 이 영화의 영웅들이 계약기간이 끝났기에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 것이 아닌 팬들에게 영화 속 영웅들의 은퇴 사연들을 납득시키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그렇기에 영화 [엔드게임]은 단 한 편으로 평가받아지는 것이 아닌 2008년부터 시작된 [아이언맨1]을 필두로 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일련의 모든 영화들의 마지막화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분명 주요 원년 멤버들의 은퇴 속에 MCU의 앞날을 걱정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관 속 나를 둘러쌓던 그 많은 학생들에게 MCU는 하나의 문화였음을 모르고 하는 소리일 것이다. 나에게도 그렇다. 나에게도 MCU는 내가 좋아하고 즐기는 영화라는 콘텐츠 속 하나 일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마블 팬들에게 이미 이것은 영화를 초월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작가의 이전글 인물들의 관계가 아닌 상황으로 진행되는 영화 [바이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