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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13. SEOUL_발리, 그 후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리운 내 집. 우리 동네, 하다 못해 집 앞 편의점도 그리웠어.


거실에 캐리어 펼쳐 놓고 누가 대신 좀 정리 안 해주나, 나에게도 ‘지니’가 있었으면.. 하고 바라며 잠들었다.(비행기에서 알라딘 보다 내린 여행객)



아침 일찍 일어나 짐 정리 마치고, 발리에서 사 온 Good day(이거 정말 맛있다!) 한잔 마시며 사진을 보다 보니 꿈만 같다. 그래서 써 보는 에필로그.


기억의 조각들. 일명 B컷 모음집.




01. 수속 마치고 들어선 출국장


비행기도 1시간 지연되고 여러 모로 맥 빠진 출발


02. “눼눼, 가긴 갑니다” 컷


정말 흥 안 나는 여행자의 대충 찍은 사진.


03. 발리에서의 첫날 아침, 조식


새벽에 도착해서 씻지도 못하고 바로 잠들었다. 깨자마자 샤워하고 나와서 먹은 조식. 바나나 팬케이크인데 따뜻한 바나나가 영 적응 안 되는 맛.


04. fipper와 TICKET TO THE MOON


패기 있게 걸어서 센터까지 가겠다고 나선 길에 만난 피퍼와 티켓투더문. 드디어 센터에 온 것 같아 반가워서 한 장.


05. 우붓 왕궁


같은 색깔의 티셔츠를 맞춰 입은 관광객들에게 붙잡혀(?) 사진 찍어드림.


아, 사진 얘기가 나와서 생각난 건데 예전에 제주도 여행에서 한 가족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길래 정말 정성껏 뒷배경까지 잘리지 않도록 여러 컷을 찍어 주었다. 내가 채 가지도 않았는데 자기들끼리 모여서 한 사람이, “사진 잘 찍었다!” 하니까 다른 사람이 “날씨가 좋아서 아무렇게나 찍어도 잘 나와.” 하는 거다. 돌아가서 사진 지우라고 하고 싶었다. 왜 그렇게 사세요? 싸가지 정말 없으시네요.


06. 여기가 바로 그 유명한 PISON


무작정 걷다 보니 피손까지 갔다. 우붓 왕궁에서 피손까지는 거리가 꽤 되는데 지금 생각하면 여행 첫날이라 에너지도 충분했고 거리 구경하느라 힘든 줄도 모르지 않았나 싶다. 그나저나 저 봉골레 정말 맛없음. 발리에서 첫 식사였다.


07. 코코마켓


워낙 유명해서 나도 이름 정도는 알고 있던 코코마켓이 피손 바로 옆에 있었다. 계획한 것도 아닌데 뜻밖에 개이득. 여행 내내 10번은 지나간 듯. 의외로(?) 살 게 많진 않다.


08. 투키스 코코넛 아이스크림


여기도 강추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알던 곳인데 또 지나가다 우연히 발견. 첫날인데 온갖 유명한 곳 다 찍고 다녔다. 아이스크림은 내 입맛엔 존맛탱까진 아니고 맛있었다.


09. 스타벅스 명당자리에서 본 사원


우붓 시내 스타벅스에서 수많은 한국인의 압박을 이겨내고 얻은 뷰. 한국인들은 명당, 맛집 정말 잘 알고 잘 다닌다. 한국인 픽은 대부분 실패 없음. (그것은 너도 한국인이기 때문)


10. 와룽 마칸 부 루스에서 첫날 저녁 식사


여기도 엄청 유명한 맛집인데 첫날 갔다. 지치기도 지쳤고 맛집 찾아다닐 힘이 없어서 근처를 검색하다 보니 오 분 거리라 간 것. 5시가 조금 안 된 시간에 갔더니 자리는 매우 여유로웠다. 내 기준 왜 맛집인지 모르겠다. 폭립을 싸게 먹을 수 있어서일까? 빈땅이 너무 시원해서 쭉쭉 들이킨 것만 기억나는 곳.


11. edery cafe에서 흥이 난 여행자


흥이라는 것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12. 우붓 정글 속 수영장에서 멋들어지게 수영하는 나


멋들어진 것이 맞다. 정말이다.


13. 사누르에서의 첫 끼, 삼겹살


님들 그거 알아요? 발리에서 젤 맛있는 건 한식이야! 한식집 꼭 구글맵에 마크해 놓고 가요. 나도 현지 음식 잘 먹을 줄 알았어.


14. 사누르 마트


발리 마트도 이마트와 다를 게 없다. 여기서 썰어놓은 망고를 사 먹고 싶었는데 너무 양이 많아서 포기. 혼자 여행에는 제약이 많다.


15. 우붓 호텔 셔틀 타는 곳


호텔 직원과 왓츠앱으로 위치 상담하다가 찍은 사진.


16. 조식 커피, 실패한 사진


왼쪽에 손가락이 가렸죠? 구도며 옆에 손가락 다 걸리고 엉망진창이군요.


17. 난 지금 지쳤어요 땡벌 땡벌


우붓 seniman cafe. 걸어오느라 지친 상태여서 대충 찍은 건데 다시 보니 멋있는 것 같기도 하고.


뻘소리지만 더 바넷의 저 가방 정말 잘 들고 다녔다. 가볍고 공간이 꽤 커서 물건도 많이 들어감. 여행지에선 가볍고 편한 게 장땡이다. 장땡과 땡벌 이론.(아무 말)


18. zest에서 본 풍경


미쳤잖아.


19. 발리에서 첫 출금


카드를 복제해서 긁는다거나 개인 정보 털린다거나 온갖 흉흉한 소문이 많아서 쉽게 출금을 시도하지 못했는데 여기서는 안전하게 잘했다. 청경도 있고 은행에 딸린 atm이라 믿음직한 느낌적인 느낌. 사실 나도 잘 몰라.


20. 우붓 논 뷰를 보며 카페 라테


경상도 사니까 발리 안 가도 된다던 그녀. 보고 있나?


21. 이런 한식집 인테리어


유라김밥 내부. 특이하다.


22. 짬뿌 한 트래킹 로드


걷는 게 이렇게 즐거울 수 있구나. 오후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바람도 선선하게 불고 마주친 사람들과 인사도 하며 걸은 그 모든 순간이 좋았다.


23. 리츠 칼튼에서 본 풍경


말해 뭐 해. 이거 하나만으로도 이 여행은 충분히 가치 있다.


24. 이렇게 멋진 풍경에서도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다니!


미안합니다.. 다시 찍었습니다.


25. 진짜 맛있었던 칵테일


여행 가기 전에 칵테일 공부 좀 하고 가야지 너무 촌스럽게도 메뉴판 보면서 검색하고 난리 끝에 주문한 칵테일. 맛있었다.


26. 조식에 나온 음식. 이게 도대체 뭘까?


뭔지 모르겠어서 찍어 둔 사진. 팥인지 뭔지 고소한 맛에 우유를 데운 듯한 걸쭉함과 바나나. 알 수 없는 맛이었다.


27. 이 아라비안 나이트 같은 바지 정말 사랑해


다음에 발리에 가게 되면 옷은 두세 벌만 가지고 가고 나머지는 시장에서 죄다 사다 입겠다. 이 허벌스러움 내 스타일이야.


28. 저세상 위생


저 흐린 눈 잘하는데요, 여기서도 물론 다 먹긴 먹었는데요. 그냥 찐로컬이라고 보면 될 것 같네요.


29. 사누르에서 젤 좋았던 카페


여길 한 번 더 못 가고 온 게 아쉽네.


30. 모래사장에 앉아서


사누르는 정말 내 스타일이다. 조용하고 한적하고 여유롭고 다 했다. 아무것도 안 하고 바다만 보는데도 잘 가던 시간.


31. 다음에 발리에 가게 되면 그땐 좋은 호텔에 묵어야지


이상 가성비 숙소에서 방음 때문에 환장하던 여행자의 다짐.


32. 발리 커피 맛있다


희한하게 롱블랙(아메리카노)은 조식으로 나온 게 가장 맛있었다. 우붓에서도 사누르에서도 하나 같이 산미 없고 고소한 게 너무너무 맛있었던 커피. 예, 본인은 산미 있는 커피를 싫어합니다.


33. 여행지에서는 아무 꽃도 그냥 예뻐


산책하다가 기분 좋아서 찍은 사진.


34. 가끔은 내 경험이 더 중요하다


유명 유튜버가 강추한 집이라 갔는데 내 입맛엔 산미가 너무 강한 데다가 자리도 불편해서 오래 있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의 평도 중요하지만 내게 좋은 게 좋은 것. 여행지에서 꼭 평 좋은 유명 맛집만 다닐 필요는 없지. 뭐든 적당히 균형 있게.


35. 뭐가 더 필요해?


이 여유, 공기, 습도, 냄새, 그리고 나


36. 바이크 옆에 바이크, 그 옆에 또 바이크


바이크의 나라, 인도네시아


37. 오렌지 주스 찐이다


조식으로 나온 오렌지 주스와 과일


38. 스타벅스 반가워


갈 곳 없으면 가야지 하고 찍어 놓은 사진인데 갈 곳이 없을 리가. 결국 한 번도 못 갔다.


39. 카페가 이렇게 예쁠 일인가


캘리포니아인 줄. (안 가 봄)


40. 축복의 재단


아주 본격적으로 재단을 만들어 놨길래 찰칵.


41. 비빔밥에서 순두부찌개


발리 첫 순두부찌개. 한 때 매일 만들어 먹을 정도로 좋아하는 순두부찌개. 순두부찌개의 핵심은 ‘다담 양념’이지.


42. 엘프같이 생긴 아기 엄마와 라 브리사


여기서만 8시간 있었다. 미니멈 차지로 600k를 부르니 별 수 있나. 점심, 저녁 모두 여기서 해결.


43. 라 브리사는 피자 맛집


첫 입 먹고 눈 커져서 찍은 사진. 도른 맛이에요. 끝 부분은 남기긴 했지만 한판 다 먹음.



44. 한낮의 라 브리사 앞 빈백


캐리비안 해적선 같기도 해. 햇빛 알레르기가 있는 나는 이 자리는 포기.


45. 잊지 못할 라 브리사의 야경


불 켜지고 나면 진심 천국이에요. 그만큼 사람도 많아지고 정신없기도 하지만 좋긴 좋음.


46. 핑크빛 야경, 짱구의 바다


짱구는 못 갈 줄 알았는데 마지막날 무리해서라도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약간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상여자는 울지 않지.


47. 시원섭섭한 출국장


2주 있었더니 슬슬 집이 그리워지려는 찰나, 얼른 가서 씻고 눕고 싶다는 생각뿐.


48. 소박한 쇼핑샷


추리고 또 추려서 심사숙고 끝에 산 것들. 사고 싶었던 것들 그냥 사 올 걸 아쉽네.






이렇게 발리 여행이 끝이 났다. 오늘도 아침에 내 방에서 일어난 게 조금 낯선데 곧 다시 일상으로 완전히 돌아가겠지.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음 여행을 준비하며, 발리 여행기는 마친다.


슬라맛 말람!


내 경우에 여행은 일상에서 경험하기 힘든 낯설고 새로운 독서이자, 경이로운 우정이었고, 참된 스승의 역할을 해주었다.

-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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