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시차 때문에 제정신이 아니다. 더구나 첫 날 꽉 잡힌 미팅 일정을 소화하느라 긴장도가 높았던지 파리로 넘어오자 몸이 맥을 못추렸다.
정말 정신력으로 아침에 일어나 조식을 먹고 우버를 불렀다. 오늘은 워킹 데이다. 하루 종일 노트르담 성당부터 생드 샤펠, 뛸르리 정원 등을 걸어다닐 생각이다. 대기 걸어놓은 비행기표가 풀린 덕분에 겨우 하루를 더 벌었지만 3일 같은 4일이라 동선을 잘 짜서 다녀야 하는 것.
오늘의 첫 코스는 생트 샤펠. 한국에서 미리 예약해 두었다.
???
이게 뭐예요?
스테인드 글래스가 예쁘긴 하다만 블로그나 유튜브에서 본 것처럼 대단히 감동, 쏘 뭉클!은 아니어서 좀 어리둥절해질 때, 뒤를 보니 모두 2층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럼 그렇지. 일층만 보고 나갈 뻔.
그렇게 들어선 본 예배당! 홀리몰리!
정말 환상적인 빛이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해 들어오고 있었다. 입이 떡 벌어지는 색감의 아름다움에 반해 우아, 이거구나 감탄을 멈출 수가 없다.
그냥 가긴 정말 너무 아쉬워서 고민하다 열쇠고리 하나를 샀다. 이건 남이 보면 자개장 무늬인데. 나만 아는 생트 샤펠의 추억.
밖으로 나와 멀지 않은 곳에 노트르담 대성당이 있다. 화재 복구로 인해 한동안 내부 관람이 금지 되어 있다가 오픈한지 얼마 안 됐으니 다행이다.
부랴부랴 줄부터 섰다. 무료 개방이지만 예약을 하면 좀 더 빨리 입장할 수 있다는데, 출장 준비가 너무 바빠 워크인으로 들어가 보려고 한다. 과연 오늘 내에 볼 수 있을까? 하며 줄을 섰는데 예상 외로 빨리 빠지는 줄!
(생각보다 사람 별로 없는데? 하면서 관람했는데 마지막날 2시쯤 지나다 본 줄은 어마어마했다. 혹시 예약 없이
갈 거면 아침 일찍 가세요.)
들어서자마자 펼쳐지는 돔 모양의 예배당. 솔직히 여기서 눈물이 조금 났다. 난 개신교지만 교회나 성당이 주는 신의 홀리함은 늘 나를 겸손함으로 이끄니까. 여행지에서 학교나 교회, 성당이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들어가 기도라도 짧게 하고 나오는 편인데 파리의 성당은 역사와 전통이 깊은 곳이다보니 왠지 더 홀리한 느낌이었다.
여기도 근사한 스테인드 글라스! 내가 지금 노트르담 대성당에 있다니..
사실 유럽에 올 줄 모르고 역사나 문화에 대해 등한시한 감이 있는데 앞으로 관심 있게 봐야겠다. 아는 만큼 보일 텐데 아는 게 없어 감탄하는 게 고작 스테인드 글라스 정도..
문득 이 사진들을 보니 나도 누군가의 카메라에 장난 아니게 많이 걸렸겠구나 싶다. ㅠ 그래도 도저히 피할 수가 없었다. (사람이 매우 많음)
예수님의 고난. 을 마지막으로 다음 장소로 이동.
오늘은 세로축을 기준으로 시테섬과 라파예트 전망대까지 가 볼 생각이다. 쭉 따라 걷다 보면 나오는 루브르 박물관. 쓰면서도 믿기지가 않네. 제가 루브르에 갔다고요?
그렇다. 저 피라미드를 보니 마침내 믿겨지는 현실. 내가 루브르에 와 있구나!
모나지라 정도는 쌩눈으로 봐야 하는 거 아닌가 살짝 고민했지만 내게 주어진 시간이 길지 않아 루브르에 길게
할애하긴 좀 아쉬웠다. 의외로 소박하다는(?) 모자리나 실물평도 그렇고 내일 오랑주리에 갈 거니까 루브르는 다녀왔소,만 하는 걸로.
또 서쪽으로 쭉 걷다 보면 팔레 루아얄. 진심 너무 예뻐서 눈물이 찔끔 나는 것 같았다. 아니 어쩜 이런 풍경이 실화라니. 어딜 봐도, 어딜 찍어도 액자에 담긴 풍경처럼 나온다.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파리!
*신나는 자유일정이라 다닌 곳이 많다. 두 편으로 나누어 올릴 예정. (to be coutonued) <- 이건 도대체 어디서 나온 스펠링일까.. 정말 졸면서 썼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