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벽

우연히 마주친 생명을 통해 내가 느낀 감정

by 그리다

퇴근하고 집에 가는 늦은 저녁에 '오늘 하루 종일 너무 힘들었고, 고생했다' 생각하면서 걸어가는 길에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보는데 어딘가에서 무언가가 빠르게 다가와 '쿵'하고, '툭'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생각보다 큰 소리에 놀라 다가갔는데, 올빼미인지 부엉이인지 구분이 안 되는 새가 시멘트 바닥에 앉아있었다. 처음 봤을 때는 괜찮아 보였는데, 사람으로 치면 술을 마셔서 정신이 몽롱한 상태 같았다.


투명한 유리가 그 새에게는 보이지 않아서 일어난 사고였다.

원래라면 이미 날아갔을 그 새가 도망가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에 옆에는 있지만 '내가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생각밖에 하지 못하는 무력감이 들었다.


나도 그런 경험이 처음이라서 핸드폰이라는 문명을 두고 검색을 해 볼 생각도 못하고, 고양이를 키우는 아는 언니에게 전화했다. 동물을 키우고 있어서 나보다는 더 나은 방법이 있을 거 같아서 말이다.

그저 놀라운 마음이 2배가 될 뿐,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렇게 안절부절못하며 지켜보고 있는데, 어떤 남자분이 어떤 일이냐고 말씀하시면서 옆으로 다가왔다.

나는 방금 겪은 상황을 그대로 전달했고, 안타까워하는 눈빛을 보냈다.

하지만 그도 방책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정신이 없는 새를 손으로 안전하게 잡아 그의 친구들에게 전화하여 이 사고를 해결해 보겠다고 했다.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적어도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나보다는 나을 거 같다는 생각에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말을 하고, 집으로 퇴근을 마무리했다.


사람이 지어놓은 도시라는 환경 속에 적응해나가야 하는 자연 속의 동물들이 매번 바뀌는 풍경 속에 적응해 나가기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퇴근길에 갑자기 다가온 그 새의 사고가 불현듯 다가온 죽음이나 상처로 보여 삶이 덧없게 느껴졌다.

'언제든 부딪히고 쓰러질 수 있는 존재'


그래서 미래보다는 오늘만 바라보는 삶을 살아가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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