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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혁 Sep 10. 2015

전조

_이별




아무 표정 없는 너에게 나는

무슨 일 있냐고 물었었지.













너는 아무 일도 아니라고 했다.




맛있는 걸 먹자며

겨우 웃어 보이는 너를 보곤


나도 아무 일도 아닌 걸로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 그 때도 알고 있었지,

무언가 위태롭다는 걸.







나는  그때, 사소한 표현 하나라도

그 어떤 말이라도

너에게 했어야 했다.


달라지는 것은 없었을 테지만


그렇게라도

나와 눈을 맞추지 않던

너의 눈을 보았어야 했다.






너의 하얀 거짓말이 아닌,

검은 눈동자 뒤로 숨겨질 만큼

까맣게 탄 너의 마음을 보았어야 했다. 












차가웠을 그 눈빛을 견디고

너의 눈이 하는 말을 보았어야 했다.






















아무 것도 아니야













너는 진실을 말하기를 피해

나를 속였고,



나 또한, 가장 받아들이기 편한 방향으로

스스로를 속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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