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한 번째 프러포즈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김춘수 '꽃' 중
어떤 철학과 선배가 내게 외우고 있는 시가 있는지 물어봤을 때,
암송은커녕 제목을 알고 있는 시조차 몇 편 없다는 것이 너무 창피했었지.
그래서 대학 때 외우려고 노력했던 시들 중에서 하나가 김춘수의 '꽃'이었어.
비록 다 잊어버렸지만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시중에 하나인 이 시의 매력은 한마디로
'너 없으면 안 돼'라는 메시지가 아닐까?
내 마음을 담아 이렇게 바꿔 말할 수도 있겠다.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그대 필요할 때
그럼 언제든지 내가 달려가서
꽃처럼 그대를 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