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뒤에 감춰진 삶에 대하여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영화 중 모두가 보았으면 하는 마음에 한편을 골랐다.
20년도 더 전에 만들어졌으나 어쩌면 현재를 가장 잘 관통하는 영화, 모나리자 스마일을 소개한다.
감독: 마이크 뉴웰
출연: 줄리아 로버츠, 커스틴 던스트, 줄리아 스타일스, 매기 질렌할, 제니퍼 굿윈 등
장르: 영화(119분)
이미지 및 정보출처: 나무위키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고? 1950년대는 이게 당연한 시절이었다. 여성은 당연히 결혼해야 하며 당연히 남편의 삼시 세끼를 책임지고, 아이를 낳아 기르며 항상 예쁜 인형같은 미소를 지어야만 한다. 여성이 학교를 다니는 것은 이 의무들을 잘 수행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캐서린(배우: 줄리아 로버츠)은 그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웰슬리 대학교에 미술사 교수로 오게 된다. 자유분방한 그는 변화를 꿈꾸며 기대에 차 학교로 왔지만 현실은 버겁다. 천방지축으로 교수를 놀려먹는 학생들과 피임도구를 주었다는 이유로 24년을 일한 간호사를 단번에 자르는 이사회의 눈치까지. 온통 방해물뿐인 것 같다. 그럼에도 캐서린, 미술을 매개로 자유와 다양성을 가르친다. 시간이 흘러가며 불가능할 것 같던 변화가 일어난다. 캐서린의 가르침이 반짝이는 청춘의 눈망울에 일렁이는 물결이 되고 결국 파도가 되어 돌아온다.
사회에 가장 부합하는 여성상이 되고자 하는 베티(배우: 커스틴 던스트), 가장 똑똑하지만 사랑 앞에서는 모든 것을 내던지는 조안(배우: 줄리아 스타일스), 자유로이 살지만 언제나 외로운 지젤(배우: 메기 질렌할), 겁만큼이나 사랑이 넘치는 콘스탄스(배우: 제니퍼 굿윈)와 함께 성장해가는 캐서린. 이 다양한 여성들은 어떤 삶을 선택하게 될까?
그렇다. 뛰어난 연출과 메인플롯과 서브플롯의 완벽한 조화 이런 장점들을 모두 차치하고 일단 캐스팅이 미친 영화다. 필자가 사랑해 마지않는 그녀들이 반짝이는 청춘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 유명한 노팅힐의 언니 줄리아 로버츠가 교수인데 학생으로 스파이더맨의 커스틴 던스트, 다크나이트의 메기 질렌할,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의 줄리아 스타일스, 와이우먼 킬의 제니퍼 굿윈이 나온다. 이러니 안볼 이유가 없다. 마침 넷플릭스에서 친절히 업로드해두었으니 반드시 보기 바란다.
모나리자 스마일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은 잭슨 폴록의 그림을 보던 수업이다. 캐서린이 그림을 자유롭게 보고 느끼는 바를 스스로 정하라고 과제 아닌 과제를 주는데, 이때 눈을 반짝이며 자기만의 의미를 도출하려 애쓰는 청춘들의 얼굴이 인상적이었다. 이처럼 영화는 단순히 여성에 대한 사회적 억압 탈피만을 말하고 있지 않다. 나아가 그 사회 속에서 스스로가 원하는, 여성이 진정한 삶을 찾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어떤 이는 사회의 편견에 맞서 제대로 훅을 날리고, 어떤 이는 끝내 현실을 택하고, 어떤 이는 사랑을 쟁취한다.
아직까지도 팽배한 여성의 삶에 대한 암묵적 룰이 모두에게 적용될 수 없으며 삶은 내가 그려내는 것이라는 큰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 과정들을 함께 느껴보고 싶다면 꼭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보수적이며 꽉 막힌 1950년대의 미국 사회를 꼬집으면서도 영화는 얄밉게 이 배경을 무척 아름답게 그려낸다. 특유의 패션이나 집안 인테리어, 학교 풍경 등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두지 않고 장면을 구성했다. 그보다 40년은 지나야 태어나는 미래 사람인데 왠지 모를 향수까지 느껴질 정도이다. 덕분에 2004년의 오래된 영화임에도 촌스러움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엔틱한 아름다움을 좋아한다면 한번쯤 꼭 보길 바란다.
모나리자는 행복해서 웃었을까? 아님 웃어야만 했을까?
P.S. 우리나라 버전 포스터는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겠으나 기적같은 미소라는 문구는 정말이지 도려내고 싶다. 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