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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폴: 디렉터스 컷

추락하는 현실 속 당신을 위한 환상의 나라

by 앨리쨔

요새 영화관에는 오래된 영화들이 걸려있다. 새로운 영화 제작이 힘들다보니 흥행이 보증된 명작을 재개봉하는 경향이 생긴 것이다 . 개인적으로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영화관에서 큰 스크린과 음향으로 보고 싶었던 영화들을 다시 볼 수 있기에 반갑기도 했다. 그렇게 봤던 영화들엔 패왕별희도 있었고, 타이타닉도 있었으며 그리고 '더 폴'이 있다.


이면상(리 페이스)씨가 초대한 환상의 나라로 떠나보자.


감독: 타셈 싱

주연: 리 페이스, 카틴카 언타루

이미지 및 정보 출처: 네이버 영화



환상의 나라 이야기

리 페이스 배우의 몇 안되는 젊은 시절 주연작품이기도 하고 극에서 제일 많이 나오는 성인 배우이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은 단언컨데 카틴카 언타루가 맡은 알렉산드리아다.

알렉산드리아는 다섯살배기 아이로 오른팔이 부러져 입원했다. 팔이 불편한데도 병원 곳곳을 쏘다니며 만물에 관심을 가진다. 그러다 로이(배우: 리 페이스) 만난다. 스턴트맨인 로이는 촬영 중 다쳐 치료를 받는 중이다. 침상에 꼼짝없이 누워있는 그는 알렉산드리아와 가까워지기 위해 상상으로 만든 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한다. 총독 오디어스란 나쁜 인물을 죽이려는 4명의 히어로들이 등장하는 환상의 나라. 여기서는 원한다면 무엇이든 가능하고 무엇이든 될 수 있다. 하지만 추락하는 로이와 알렉산드리아의 현실을 따라 환상의 나라에도 위기가 드리운다. 두사람, 아니 히어로들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볼만한 이유 1: 아이의 발걸음을 따라

필자는 아이들을 좋아한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가엽게 여기고 사랑하다 지금을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마음을 주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본 영화는 그런 어른들을 위한 영화다. 이야기는 알렉산드리아의 발걸음을 따라 시작되어 끝난다.어른이 된 이들이 보지 못하던 부분을 알렉산드리아는 그만의 순수함으로 바라본다. 고통과 죽음이 공존하는 병원에서 아이의 속도에 맞춰 함께 걷다보면 아픔이 때로는 더 절절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절망에서 희망을 찾기도 한다. 현실에 지친 마음에서 어린시절의 순수함을 잠시 꺼내어 보고 싶다면 꼭 보길 추천한다.


볼만한 이유 2: 유머는 언제나 함께

유머는 언제든 어디서든 함께 해야한다는 나름의 철학이 있는데 본 영화의 태도도 그러하다. 어린아이의 시선과 어른의 생각이 뒤섞이면서 생기는 아이러니한 유머에 피식 웃게 된다. 심각한 장면에서 조차 등장하여 울면서 웃게 하는 놀라운 재주가 있다. 이번에는 알렉산드리아가 뭐라하려나 기대하게 되는 유머 덕에 영화가 한시도 지루할 새가 없었다.



볼만한 이유 3: 감독의 탁월한 미감

볼만한 이유로 이것을 세번째에 쓴 것은 백이면 백 모두 입을 모아 칭송하는 바이기 때문이다. 다른 부분들은 취향을 탈 수 있으나 이 미학적인 아름다움만큼은 당당하게 당신도 좋아할 것이라 말할 수 있다. 광고 감독이었던 특유의 미적 감각을 살려 눈이 아리도록 비비드한 컬러감과 건물들의 아름다운 대칭, 끝없는 산의 능선 등을 광대하게 표현한다. 뭐랄까 직전에 리뷰한 브루탈리스트가 가진 아름다움과 정반대의 것을 자랑한다. 사람에 따라 이야기가 지루하다고 느껴 성에 차지 않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미감은 꼭 영화관에서 봐야하기에 보라고 강요하고 싶다. 2008년에 개봉한 것이 2024년 12월에 겨우 재개봉했다. 언제 다시 할지 모른다. 영화관으로 달려가라.


한줄평(★★★★★)

어릴 적 순수함이 절망하는 현실에게 보내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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