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워홀러의 삶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귀국한 지 3주 정도 지난 지금, 이젠 진짜 글을 쓰기 시작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책상 앞에 앉았다. 중간중간 일기는 썼지만, 브런치는 오랜만이다. 이놈의 완벽주의를 버리지 못해서 좀 더 컨셉을 명확하게 세우고 싶은 마음에 계속 미루고 있었다.
그런데 이틀 전 오랜만에 따스코치님한테 스피치코칭을 받으면서 글 얘기도 나누게 됐는데 자신도 그러셨다며, 그럴 땐 '일단 그냥 쓰는 게 좋다'라고 하셨다. 컨셉은 쓰다가 수정할 수 있는 거니까. 그 조언을 듣고 더는 미루면 안 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오늘은 5월 1일이고 새로운 시작을 하기 좋은 첫날이다. 의지박약인 내가 글쓰기 모임에 들어가지 않고 혼자서 오롯이 매일 쓰기를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는데, 역시나 잘 써야겠다는 생각을 내려놓으면 마음이 조금 편안해진다. 지금도 잘 쓰려는 마음 전혀 없고 밤 12시가 되기 전에 나랑 했던 약속은 지켜야겠다 싶어서 쓰는 중이다.
일단 매일 쓰기를 하면서 그동안 놓쳤던 글쓰기의 감각을 살리고, 글쓰기의 재미를 다시 느끼고 싶다. 남들에게 보여주려는 글을 쓰기 전에 먼저는 내가 나에게 쓰는 글로 나의 마음과 생각을 돌아보고 치유하고 싶다. 뉴질랜드에서 보냈던 그 힘든 시간을 통해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곱씹어 보고 지금 나에게, 또 나와 같은 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
나를 살리는 글이 남도 살릴 수 있다고 믿는다. 아무것도 없는 지금, 이전에도 그랬듯이 내가 걸어온 발자취를 기록하면서 내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을 그려볼 수 있을 것 같다. 나만이 갈 수 있는 길을 발견하리라 믿으며 나의 이야기를 시작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