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이해하는 관리회계 이야기 1화)
1. 회사생활이 처음인 그대를 위한 헌정사
자격증부터 시작해서 대학생활을 정신없이 살아온 당신은 이제 막 입사 한 신입사원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한 중고 경력사원일지도 모르지요. 혹은 오랜 시간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온 뒤, 큰 맘을 먹고 사기업에서 자신의 경력을 쌓기 위해 왔을 수도 있습니다. 어찌 되었건 여러분들은 자신만의 소박한 목표를 가지고 회사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아쉽게도 우리는 회사생활을 어떻게 하는지 알려주는 사람이 었었지요.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하다못해 멋진 보고서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조차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선배들이 이야기하는 말은 똑같지요. “회사는 돈을 받고 일하는 곳이니, 알아서 배워야 한다.” 네. 맞습니다. 회사는 학교가 아니지요. 학교는 돈을 내고 배우기 때문에 우리가 얼마큼 이해하는지 평가를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학업 성취도를 판단하곤 합니다. 하지만, 회사는 다른 사람들보다 실력이 떨어진다면 당연히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신입사원들의 실력은 늘어만 갑니다. 제가 대학 다닐 땐 상상조차 하지 못하던 학점부터 시작하여, 어학 성적은 간신히 영어점수만 턱걸이하던 때와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젠 영어는 기본이고, 중국어나 다른 국가 언어 2 ~ 3개는 기본으로 마스터하지요. 자격증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저는 상상도 못 하던 그런 자격증을 들고 회사로 입사를 하지요. 또한 인턴 경험은 말할 수도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어찌 보면 회사를 위해 태어난 존재 같았지요. 하지만 그게 다입니다. 수많은 신입사원들을 만나보아도, 경력사원들을 만나보아도 다 똑같은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일반 사기업에서 관리회계 담당으로 10년 넘게 일을 하였습니다. 10년이란 생활 동안 같은 팀에서 같은 업무를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었지요. 언제나 같은 일이고, 언제나 같은 방식으로 분석을 하였습니다. 회사의 성장과 쇠퇴는 있을지언정, 관리회계 담당의 업무는 변하지 않습니다. 성장을 하면 왜 성장을 하였는지? 내부 요인 때문인지? 혹은 외부 요인 때문인지 확인을 합니다. 만약 내부 요인 때문이라면 그 내부 요인을 극대화하거나 축소하는 방향을 찾아서 제안하는 것이 관리 회계 담당자의 주된 업무이지요. 따라서 제가 하던 일은 기본적으로 더하기 - 빼기만 알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 신입 후배들을 보며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10년 동안 매너리즘에 빠질 정도의 업무를 하던 저와는 다르게 후배들은 너무나 힘들어했습니다. 수익성 분석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차 몰랐으며, 이런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조차 몰랐습니다. 그리고 후배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왜 그런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회사를 입사하기 위해 쌓았던 스펙과는 다르게 실제 회사 애 서 필요한 스펙은 쌓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회사에서 표현하는 언어는 “숫자”이며, “돈”이기 때문입니다.
눈치 빠르신 분들은 당연히 빨리 답을 이야기하시겠지만, 회사 특히 사기업은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존재하는 곳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의 모든 벨류체인(Value Chain : 기업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활동을 사슬처럼 연결시켜 놓은 것)은 수익성 창출 및 이윤을 극대화하기 업무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윤을 표현하는 단어인 “숫자”와 “돈”을 통해서 모든 것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들이 인사 담당으로 입사를 하셨을 경우, 여러분들이 바라보는 모든 사람들은 “인건비”로 표현이 되며, 교육의 성과는 향후 발생하게 될 “이익”으로 표현이 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법무팀은 해당 소송을 통해 얻게 될 무형의 가치, 우리의 상표권을 통해 얻게 될 무형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는 작업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회사에서 “숫자”와 “돈”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회사의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회사는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잠시 동안은 은행이나 투자자를 통해 차입을 할 수 있겠지만,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회사는 결국 도태됩니다. 종업원에게 급여를 주고, 점심식대를 지급하며, 사업 확장을 위해 투자를 하는 모든 행위들은 이익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만약 이익이 감소하고 결국 적자상태가 지속된다면 회사는 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구조조정”이지요.
회사에 입사하는 신입사원들은 입사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스펙을 맞추기 위해 정말 회사 실무에 도움이 되는 과목보다는 학점이 잘 나오고 다소 수월한 과목으로 선택을 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그분들을 탓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회사에서 그분들을 가르쳐드릴 여유가 안된다는 것도 잘 압니다. 그렇다면 여러분들 스스로 배워야 하겠지요. 저의 10년간의 경험과 노하우가 여러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본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2.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헌정사
저는 사업을 해본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 신사업 검토를 해 보며 많은 경험을 해 보았습니다. 우리가 하는 흔한 질문 중 하나. “왜 많이 파는데, 내 통장에는 돈이 없지?” 어찌 보면 참 쉬운 질문일 수 있겠지만,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식당을 예로 들어봅시다. 주위 사람들이 참 맛있다고 합니다. 손님들도 마찬가지고요. 허리 한 번 피기 힘들 정도로 힘들게 음식을 만들어 팝니다. 정말 정신없지요. 하지만, 매월 정산을 해 보면 내 손에 남는 것은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어떤 분들은 재료비가 너무 비싸서 그런 게 아닌가 고민을 해 봅니다. 그리고 재료를 바꾸지요. 돈은 조금 남는 거 같은데 너무나 위험한 방법입니다. 알게 모르게 맛은 조금씩 바뀌기 시작합니다. 여러분들이 초심으로 시작했던 그 음식이 재료를 조금만 바꿔버린다면 손님들은 금방 눈치채게 됩니다. 그럼 어떻게 바꿔야 할까요? 종업원을 해고해서? 아니면 음식 가격을 올려야 할까요? 벽면에 붙어있는 메뉴판은 언제나 덕지덕지 가격 조정을 한다고 달력을 오려 붙인 숫자 투성이입니다. 그리고 그 밑에 삐뚤빼뚤 손 글씨로 “원자재 상승으로 부득이 가격을 올립니다.”라는 말을 적습니다. 하지만 옆 식당은 올리지를 않는다면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됩니다. 저 가게는 건물주인가?
저는 자영업자의 고통을 잘 모릅니다. 지난 10년 넘는 기간 동안 일반 사기업 생활만 하다 보니 자영업자들이 생각하는 고통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진 못했습니다만, 언제나 왜 이렇게 힘들 수밖에 없는가 고민을 해보곤 했습니다. 특히, 요리를 좋아하다 보니, 이 식당이 조금만 더 잘하면 성공할 수 있을 건데?라는 고민을 해보게 되었지요. 물론, 제가 하는 이야기들이 정답은 아닙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내가 시작하는 돈을 잘 벌면 좋겠지요.
자영업자 분들에게는 딱 한 가지만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결국 “현금의 흐름”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된다면, 내가 왜 적자인지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식재료 구매 비용을 지급하고 남은 돈, 임대료를 내야 하고, 공과금 내고, 카드 수수료 내고 나면 나한테 남는 돈은 얼마가 있을까요? 카드사에서는 며칠 후에나 돈을 입금해 주는데, 내 통장은 언제나 마이너 시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3. 미래를 꿈꾸는 모두를 위한 헌정사
관리회계는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대학교의 상아탑에서의 연구자금 관리도 분명 관리회계 기법이 있다면 충분히 합리적으로 검토가 가능할 것입니다. 연구 시작을 할 때만 하더라도 돈을 아끼기 위해 고민하는데, 연구 막바지에 들어서면 남는 연구비 소진을 하기 위해 열심히 출판사에 전화해서 책을 사는데 돈을 씁니다. 그 중간에 연구비 정산만 잘했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연구 결과가 나올 수도 있겠지요. 대학만 해당될까요? 우리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번 월급이 항상 적자라면, 어떻게 저축을 해야 하는지 플랜을 짜 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물론, 저도 직장 생활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저축 다운 저축은 해보지 못했습니다. 언제나 마이너스통장의 인생이지만, 그래도 큰 적자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돈”은 필요합니다. 내 집 마련을 위해, 자녀의 학자금 준비를 위해, 노후 자금 준비를 위해 분명 필요합니다. 돈 없이 살아갈 수 있다면 분명 행복한 삶이겠지만, 아직 우리의 사회 체계에서는 돈이 없다면 어떠한 행복도 누리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미래 준비를 위해 투자를 하지만, 이게 쉽지 않습니다. 내가 투자한 자금이 어떻게 이익을 확보하는지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지만 우리는 너무 직관적으로 투자를 하지요. 네. 맞습니다. 소문에 휩쓸릴 수밖에 없습니다.
때론 인터넷의 초특가 할인 행사를 보며 눈이 동그래지곤 합니다. 그리고 그 밑에 우리의 가슴을 더욱 두근거리게 하는 문구 하나 “24개월 무이자 할부!!!” 오늘의 나는 지름의 기쁨을 얻겠지만, 24개월 후의 나는 그 지름의 대가를 치르기 위해 걱정합니다. 물론 겨우 하나 지르는 것은 큰 문제가 없겠지만, 매달 여러 개를 질렀다면, 어느 순간 내 통장의 돈은 만져보지도 않고 사라지게 될지도 모릅니다. 잠시간의 기쁨이었지만, 오랫동안의 고통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물론 저도 부정하지 못합니다. 카메라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한 번 써보고 싶은 렌즈가 있으면 지를까? 말까? 고민하는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와이프 몰래 지를 때도 있습니다. 24개월 후 내가 분명 갚을 거라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24개월 후의 나는 24개월 전의 저를 원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제가 운전자본의 마인드를 통한 현금흐름을 이해한 상태에서 소비를 하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저의 급여 수준과 향후 지출하게 될 비용의 흐름을 파악해 가면서 현금의 운영상태를 점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지름의 기쁨이 내일의 고통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오늘의 지름을 합리적으로 판단한다면 내일도 기쁨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회계를 어려워합니다. 저 역시 비전공자로 입사를 하였기 때문에 “차변”이 무엇인지 “대변”이 무엇인지 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회사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궁금함을 찾아내기 위해 여러 책을 찾아보고, 학업을 이어나가며 조금씩 저 만의 지식을 쌓아나갔지요. 실 생활에서 정말 필요한 일이며, 회사생활뿐만 아니라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 일반 가정의 경제 흐름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 회계 지식입니다. 물론, 알기 쉬운 회계 이론은 여러 선생님들이 훌륭한 강의를 통해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다른 관점에서 “관리회계”라는 관점으로 여러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관리회계”는 회계지식이 일부 필요할 수 있겠지만, 꼭 100% 습득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 역시, 여러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데 있어서 어려운 회계지식만을 나열하는 것으로 시작할 생각도 없습니다. 정말 실 생활에 필요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여 글을 써 내려가 볼 생각입니다. 필요하다면 도표도 그려볼 것이고, 공식도 적어보겠지만 꼭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단지 해석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지요. 이 글이 정답은 아니 지면, 그렇다고 딱딱하게 설명할 생각도 없으니 안심하시고 함께 길을 걸어보았으면 합니다. 아직은 어려운 이야기지만, 다시 한번 마음을 먹으면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이 정말 많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