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촬영 카메라 : Leica MP, Summilux 50/1.4 2nd, Ilford XP2 400
길을 걸어본다.
그리고 생각한다.
그리고 바라본다.
사실 우리 주위에 놓여있는 것 들 우리가 놓친 것들이 많다. 때론 의미 없이 놓인 것들도 있고, 때론 이유가 있어 놓인 것들도 있겠지만 우리가 걸어가는 그 순간순간마다 무언가 덩그러니 놓여있다. 공중전화가 그렇고, 간판이 그렇고, 의자가 그렇다. 하지만, 사실 우리들은 그걸 지나친다. 아니 바라보지도 않는다. 지나가다 걸리적거린다 생각하고 그냥 피하기만 할 뿐이다. 이미 우리는 가야 할 길이 정해져 있으니, 걸리적거리는 것들을 피해야지만 목적지를 향해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각을 잠시 바꿔 생각해 보자. 우리 주위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들만을 응시해 보는 거다. 그리고 때론 카메라를 들고 조용히 사진을 찍어 본다. 소외되고 놓쳤던 그것들 중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들 중에도 분명 아름다움은 찾을 수 있으니 말이다.
사실 난 사진을 찍기 좋아했지만, 무턱대고 사람을 찍을 정도로 자신감에 넘치진 않았다. 내 사진을 보고 감동을 받을 거란 생각도 하지 못했고, 공모전이나 인터넷 홈페이지등에서도 사진이 올라올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냥 카메라를 들고, 지긋이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들을 바라보는 게 좋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늘 바라보는 그것들이 참 색다르게 다가왔다. 우리가 항상 바라보는 색깔과는 다른 모습. 빛과 그림자만으로 그려내는 흑백의 모습. 그러니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들이 우리가 아는 모습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게 된다. 그러니 길을 걷다 잠시 멈추고, 뷰파인더를 지그시 바라보며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들의 모습을 새롭게 그려본다.